엄마와 가깝게 지내던 신부님께서 아침에 연락을 주셨다. "오늘 아녜스 축일 축하해!
건강과 평안을 기도하며 미사 봉헌해요.
씩씩하게 잘 살아가기를^^"
축일 같은 거 늘 잊어버리고 살다가 해마다 엄마가 "아녜스 축일 축하한다"며 나를 위해 미사를 넣었다고 연락을 해오면 그제야 "아, 축일..."하고 말았었는데. 올해는 축일 몇 주전부터 이제는 내 축일 챙겨줄 사람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나한테 딸기 사주는 엄마가 없구나, 이제는 엄마가 만든 그 두툼하고 시큼 달큼한 김밥 못 먹는구나, 이제는, 이제는... 하고 삶의 모든 장면에 엄마의 빈자리를 끼워 넣는다.
축일이라 아침미사를 가볼까 했지만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일기예보에 섣불리 집밖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활짝 열어둔걸 좀 후회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