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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반지 Mar 09. 2020

[출간 계약] 300, 2020

출처 : 2020 우주의 원더키디


300
지난해 5월쯤에 이런 글을 썼더라고요.
'300명의 당신께 감사합니다'


브런치 구독자 300명을 기념하며 글을 썼던 이유는 영화 <300>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300이라는 숫자가 영화에 등장하는 페르시아 스파르타 군인의 수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미루어 짐작컨데, 300명으로 훨씬 더 많은 적군을 압도적으로 무찌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제게 300이라는 숫자는 뭐든지 해낼 수 있는 완전한 수라는 느낌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저도 마침내 구독자 300명을 얻게 됐을 때

뭐랄까요... 300명의 용병을 얻은 것 같달까.
이 넓은 세상에서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300명 있으니 그러면 이렇게 자주 절망하고 낙담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는 나라는 사람도 어쩌면 계속 쓸 수 있겠지 하고 생각했어요.


지난해 썼던 글을 살펴보면 '올해 책 두 권을 출간한다'라는 제법 야심 찬 포부까지 엿보입니다.

거의 1년이 지나가는 시점에서 출간된 책이 하나도 없는 오늘 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셈이네요.
(저 글을 썼을 무렵, 막 써낸 첫 번째 원고로 국내에서 제법 큰 출판사와 미팅을 가지고 났던 터라 '나 천재 아니야?'라는 자신감이 극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하하하! )



2020
(부제 : 300을 믿고 계속 쓰면 생기는 일)

 

1. 드디어 올해 출간

계획은 조금 어긋지만, 조금 전에 출판사 측에서
제 이름이 처음으로 '갑'의 위치에 놓인 출간 계약서를 받았으거짓말의 무게는 좀 덜 수 있을 거 같아요.
(계약내용보다 갑이라는 게 이렇게 기쁘다니. 제가 그토록 염원하던 게 어쩌면 '갑질'이었을까요.)

작년에 집필한 두 권의 책 중, 두 번째 책이 먼저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출판사의 계획 상으로는 올해 4월 말 출간 예정이라고 하는데, 또 거짓말을 하기는 싫으니 일단 올해 상반기에
사찰요리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한 권이 출간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려드립니다.


2. 네이버 연재

지난해 말, 네이버에서 연재 제안을 주셔서
네이버 밴드에 일주일에 한편씩 사찰요리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 연재되었던 원고보다 길이가 짧고, 좀 더 매끄럽게 수정된 글을 올리고 있어요.

간단한 사찰요리 레시피도 소개하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https://band.us/@templefood 

 

3. 플랫폼 연재

다가오는 4월부터(예정), 새로 론칭되는 모 기업의 플랫폼에 음식 에세이를 연재하게 됩니다. 사찰요리가 아닌 여러 가지 음식 이야기를 풍성하게 다룰 예정이에요.
먹는 걸 좋아하긴 하는데, 음식 이야기를 연재하려니

어떤 소재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부담이 좀 많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하다 보면 또 방법이 생길 테니까요(생기... 겠죠?) 연재를 시작하면 브런치에도 원고 일부를 함께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4. 첫 번째 책과 세 번째 책

첫 번째 책은 나름대로 세상에 나올 궁리를 하는 중입니다.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저는 세 번째 책 기획을 들어가려는 참입니다.
(제가 꼭 쓰고 싶은 책이 하나 있는데, 진입장벽이 높아요. 작가진이 쟁쟁하다는... 그렇지만 내년에는 진입장벽을 허물어버렸다고 쓰고 싶네요. 후후.)


작년에 썼던 글에서 말씀드린 대로 소자에게는 3천 편의 원고가 있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골라내고 또 추리다 보면 3천 편 중에서 30편은 쓸 수 있으려나 싶은데 지난 글들도 들여다보고, 흘러가는 하루를 붙잡으려고 궁리하다 보면 어느새 그 장면들이 글로 변신해 있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요즘 거리에서 누군가의 맨얼굴을 만나면 그토록 생경할 수가 없어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난 요즘, 누군가는
"이게 2020년의 풍경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하고 푸념하고요.


그러게요.
아주 어릴 때, TV에서 틀어주던 <2020 우주의 원더키디>장면이 가물가물한 것도 같은데
그때의 아이는 2020년이라는 멀고도 먼 미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원히 오지 않을 시간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같아요.

결국 2020년은 오고, 2020년에 첫 책을 가지게 될 거라는 것도 몰랐겠지요.  


오늘 아침 831번째 독자가 생겼습니다.
2020년에도 마음은 가볍게, 키보드 위의 두 손은 꾸준히 가보겠습니다.

출간 소식은 4월 말쯤에 알려드릴게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다정한 분들께

언제나 깊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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