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26일
키우는 고구마가 여름을 주렁주렁 달고 창밖을 내다보고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비를 보며 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태어나서 처음인 비를 만나게 해줄까 싶다가 말았다. 서울이란 동네는 하늘이 그리 깨끗치가 않을거야.
고구마와 함께 비오는 바깥을 내다보다가 우산을 받치고 살짝 나가 보았다. 골목 어귀마다 알알이 박힌 꽃들이 보석같다. 어찌 그리 예쁘고 눈부실까. 참나리도, 분꽃도, 능소화도, 또 이름 모를 하얗고 빨간 꽃들도 다들 바삐 눈부시다. 예뻐라, 예뻐라.
집으로 돌아와 아침에 치다만 곡을 다시 좀 연습하겠다고 기타를 끌어안았다. 향초에 불을 붙이고 엄마가 보내준 복숭아를 깨무는 밤. 빗소리가 유난하다, 여름밤. 여름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