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출근하느라 빨간 스웨터에 초록색 후드 집업을 걸치고 나왔는데, 점심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대리님이 "오늘 크리스마스네요"하고 말을 건넸다. "하하, 축제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얼굴 표정만 빼고요"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말뿐인 말을 한 것 같아 머쓱한 기분. 마침 화장실에 아까의 대리님과 나밖에 없어서 "대리님, 제가 요즘 얼굴 표정이 많이 안 좋나요?"하고 물었더니 "평소에도 말이 많은 건 아니지만 요즘 말도 거의 없고, 엄청 우울해 보여요."라는 말을 들었다.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환한 얼굴이면 좋았을 텐데, 도통 숨길 수가 없구나.
(*) 문득 SNS를 뒤적이다 보니 그때그때 끄적인 기록들이 반가운 기분이라, 짧은 형태의 글로 하루를 기록하려고 합니다. 밝고 반짝거리는 일들이 가득하면 좋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졌다가 하는 존재이기에, 그냥 이런 시기를 보내고 있구나 하는 시선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