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일

by 꽃반지

급하게 출근하느라 빨간 스웨터에 초록색 후드 집업을 걸치고 나왔는데, 점심때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대리님이 "오늘 크리스마스네요"하고 말을 건넸다. "하하, 축제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얼굴 표정만 빼고요"라는 말이 되돌아왔다. 말뿐인 말을 한 것 같아 머쓱한 기분. 마침 화장실에 아까의 대리님과 나밖에 없어서 "대리님, 제가 요즘 얼굴 표정이 많이 안 좋나요?"하고 물었더니 "평소에도 말이 많은 건 아니지만 요즘 말도 거의 없고, 엄청 우울해 보여요."라는 말을 들었다.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환한 얼굴이면 좋았을 텐데, 도통 숨길 수가 없구나.


(*) 문득 SNS를 뒤적이다 보니 그때그때 끄적인 기록들이 반가운 기분이라, 짧은 형태의 글로 하루를 기록하려고 합니다. 밝고 반짝거리는 일들이 가득하면 좋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하늘로 솟았다가 땅으로 꺼졌다가 하는 존재이기에, 그냥 이런 시기를 보내고 있구나 하는 시선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2020년 11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