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일

by 꽃반지
고맙습니다 꾸벅.


십일월의 첫날. 전 직장동료이자 독자님으로부터 내 이름이 새겨진 펜을 선물 받았다. 동봉된 편지에는 '이 펜으로 팬들에게 사인해줄 일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맙소사. 내가 벌써 이런 걸 받아도 되는 걸까. 올해는 첫 출간의 요행으로 여기저기 열심히 사인하고 다녔지만 앞으로 내가 사인할 일이 얼마나 더 있을까,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내게 안겨진 펜 한 자루의 무게가 제법 컸다. 펜을 선물해준 분도 글쓰기에 대한 나의 알량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이미 간파하고는 '꾀부리지 말고 열심히 쓰세요. 쓰다 보면 또 압니까'라는 묵직한 무게를 나에게 선물한 걸 지도 모르겠다. 얕은 바람에도 온통 춤을 추는 종이를 꾹 눌러주는 문진처럼 말이다. 건네받을 때는 황송하다는 마음뿐이었는데, 집에 돌아와 펜 한 자루를 옆에 놓고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으니 갑자기 눈물이 나서 훌쩍훌쩍 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누가 나를 이렇게 응원해주는구나, 나의 앞으로를 기대하고 기다려주는구나, 그 마음의 실체가 여기 놓여 있구나. 펜 한 자루가 나를 이렇게 울게 하다니. 당황스럽지만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2020년 10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