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무엇이 맞는 걸까 고민하다 소설 수업을 등록했다. 문학이 무엇이냐, 글쓰기란 무엇이냐와 같은 거대한 담론 앞에서 강의실 구석에 앉은 나는 꾸벅꾸벅 졸 뿐이었고, 졸면서도 혹시나 맙소사 대학원이 이런 거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다(좋아하는 작가들이 죄다 대학원을 나왔기에 대학원만 가면 뭔가가 해결될 것 같다는 환상을 품고 있는 한편, 환상은 그저 환상일 뿐이라는 것도 이미 잘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쓸만한 게 떠오르질 않습니다. 이 수업이 제게 맞는 걸까요, 강의가 끝나고 조심스레 질문을 했더니 인풋이 필요할 때가 있죠. 좋은 작품을 읽으면서 불을 지펴 보세요, 라는 강사님의 조언을 들었다. 일단 불 주위를 어슬렁거려보기로. 거창하게 말하자면 '문학의 불꽃'쯤 되려나. 그 온기가 내게도 닿길 바라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책을 여섯 권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