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6일

by 꽃반지

두 달짜리 수업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원하는 사람에 한해 소설 합평을 해주신다고 해서, 준비된 소설도 없으면서 번쩍 손을 들고는 바로 후회했지만, 한편으로는 작년 초에 연습 삼아 써둔 모작이 있으니 그걸 조금 손봐서 제출하면 어떨까 하는 계산이 있었다. 제출이 오늘 오후까지인데 (인생 늘 그렇지만) 계산과는 달리 단 한 줄도 수정을 하지 못했다. 월요일에는 안 써진다는 핑계로 바나나 한송이 사러 한 시간 걸리는 마트에 다녀왔고, 화요일인 어제는 불편한 사람들과 불편하게 술을 마셨다. 나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줄곧 그런 생각을 하면서. 곧장 집으로 퇴근해서 두 시간이면 두 시간, 세 시간이면 세 시간이라도 열심히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내 태도에 대해서 부끄럽고 내 원고를 시간 들여 봐줄 선생님과 다른 분들에게도 죄송하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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