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너무 멋진 책을 두권이나 펴냈으면서, 직장을 다니는 틈틈이 책 두 권을 동시에 작업하고 있다는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읽고는 무참해진다. 글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쓰는 거라던데, 출퇴근을 해내느라 내 몸은 매일매일 부서질 것 같다. 사람들 말대로 진즉에 이사를 갔어야 했나. 지난여름, 비를 맞으며 집을 보러 다녔던 밤들을 떠올려본다. 망설이는 사이에 집들은 주인을 찾았고 나는 아직까지도 망설이고 있다. 현생인류를 일컫는 학명 중 하나인 호모 사피엔스는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인데, 나는 아무래도 호모 사피엔스 과는 아닌 것 같다.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에 봉착한 호모 망설이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