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야기. 갑작스러운 폭설. 퇴근 요정의 도움(고마워요!)으로 눈길을 뚫고 겨우 퇴근을 했더니 집집마다 사람들이 나와 눈을 쓸고 있었다. 석석 싹싹, 골목골목 울리는 비질하는 소리가 경쾌한 가운데 우리 집도 예외일 순 없다. 위층 아저씨가 부지런히 눈을 쓸고 계시기에 "저도 도울게요" 했더니 아저씨가 나를 보며 싱긋 웃고는 비질을 계속하셨다. 아저씨 코끝이 빨갰다. "저 가방 두고 나올게요. 같이해요" 다시 말을 꺼냈더니 아저씨가 "아까 옆방 총각은 나 보고도 그냥 들어가 버리던데... 아가씨 그냥 들어가. 다했어"하고 또 한 번 싱긋 웃었다. 아저씨를 두고 들어갈 순 없어서, "군에 있을 때 눈 많이 쓸었으니 믿고 맡겨주십쇼!" 농담을 건넬까 하다가 진짜로 믿으실 거 같아 말없이 엉거주춤 서있었다. 아저씨의 동그란 등.
퇴근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