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6일 계속

by 꽃반지

달각달각, 물에 부딪는 그릇 소리와 밥이 익어 가는 냄새로 가득한 공간. '충만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순간이라 얼마간 가만히 그 속에 머물렀다. 언젠가 이상형 목록을 줄줄 읊는 나를 두고, 무슨 이상형이 그리 소박하냐며 돌아오는 가벼운 웃음에, 소박한 게 가득 모이면 창대해지는 법이라고 응수했었다. 꽃송이를 가득 메워 핀 꽃잎처럼 작은 것들의 단단함, 단단함이 안겨주는 아름다움과 풍성함을 믿는다. 백화점에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을 매일 들으며 살 순 없지만, 그릇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밥이 폭폭 익어가는 소리, 또각또각 재료를 손질하는 소리는 언제나 듣고 싶다. 나는 이 소리들을 '삶이 잘 돌아가는 소리'라고 명명해본다. 매일 들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충만한 삶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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