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이 과연 이기는 삶인가? 회사와 광고 업체 양쪽에서 원치도 않은 오작교 노릇을 하며 털이 다 빠지도록 머리와 날갯죽지를 밟히는 까치 혹은 까마귀 신세의 나는, 회의와 전화통화를 끝내고 쓰린 위를 부여잡고 자리로 돌아와 키보드를 두드린다. 회사가 다 그렇지. 남의 돈 번다는 게 다 그렇지. 인생이 다 그렇지. 다들 고만고만하게 사는 거지. 그러니까 결국 버티는 게 이기는 거야. 코로나 시국인데 조금만 더 참아. 연휴까지만 버텨봐. 나를 돌고 도는 말들. 부정적이고 기운 빠지는 말들은 SNS에 노출하지 말라는 어느 대표님의 문자를 오래전 아침 출근길에 받았는데, 대표님 저는 아직까지 이런 사람인가 봅니다. 버티지도 이기지도 못하고 이길 의지도 없고, 아니 애당초 뭘 위해 싸울 생각이 없는 사람인데요. 싸우려고 태어난 건 아니잖아요. 근데 뭘 자꾸 버티고 이기라는 걸까요. 의도하지도 않고 벌어진 싸움의 한복판인 것도 어안이 벙벙한데 이기기까지 하라는 건, 저의 경우에는 좀 가혹한 일인 것만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