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걷는 여자가 오른손에 든 종이가방 안이 훤히 보였다. 도톰하게 공기가 들어간 조미김 한 봉지와 납작하고 네모진 플라스틱 통 안에 든 새빨간 반찬이 보였다. 아마 김치이거나 오징어채볶음이거나, 그도 아니면 조리법이 쉬워 여느 어머니들이 줄곧 만들곤 하는 그 무엇일 테지. 정갈하게 담긴 것들을 보며 엄마가 싸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답을 알기도 전에 부러운 마음이 일었다. 내가 싼 도시락을 두고 사무실의 누군가가 엄마가 매일 싸주시니 좋겠어요,라고 말한 일이 생각났다. 내가 나를 돌본 지 오래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