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3일
묵직한 빗소리.
창문에 매달린 빗방울을 보다가
그래도 번거롭진 않을거라며.
빗소리를 유난히도 좋아하던 어떤 얼굴을 떠올려보다, 이 계절에 당신이 오래도록 행복하겠구나 싶은 아침.
그물에 매달려 각자의 좌표를 가지게 된 빗방울들을, 넉넉한 시선으로 한걸음 떨어져 바라봅니다. 별 가득한 우주같아요.
한 손으로는 전화기를 들고 코를 쿨쩍거리며, 다른 한 손으로는 저울을 꺼내 밀가루며 견과 따위를 꺼내 조물조물 쿠키를 굽습니다. 오가는 말의 온도는 차가워지고, 모양은 뾰족해지는 와중에 문득 '근데...피칸 좋아해?' 하고 물으며 피칸을 꾹꾹 박아넣어요.
물방울이 별이 된 우주를 바라보며, 속상한 마음을 훌쩍거리며, 쿠키를 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