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일 계속

by 꽃반지

점심시간. 옆구리에 책을 착 끼고 여느 날처럼 카페 구석에서 시간을 보내려다 바람이 좀 차지만 걸어보았다. 차가 많고 사람이 많아 걷기에 마뜩잖고 소란한 동네이지만, 탐험하기에 너저분 곳은 없으니까. 경적소리와 사람들을 피해 밀려나다시피 하며 걷다 보니 점차 안쪽으로 걷게 되었고, 차츰 새소리가 들렸고, 어느 골목 모퉁이에서 피아노 조율이라고 쓰인 간판을 만났다. 벽면이 통유리로 된 가게 안은 조용했고 입구에는 외부 조율 중이라는 팻말이 걸려있었다. 외부 조율 중. 조율이라는 단어를 주머니에 넣고 손끝으로 굴려보며 2월의 단어는 조율로 정하기로 했다. 지금의 내게 필요한 거. 꿈도 밥그릇도 모두 지키려는 나는 조율을 잘 해낼 필요가 있으니까. 누군가의 예견된 승진과 누군가의 갑작스런 퇴사가 있었던 아침 회의를 떠올리며, 오늘은 어디 한번 나도 빛나는 회사원이 되어보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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