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도배를 한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그간 한 번도 도배를 하지 않았으니 꼭 20년 만에 도배를 하는 셈인데, 나 역시 이사 준비로 몸과 마음이 고루 바쁘니 우리 가족이 같은 시기에 큰 변화를 맞이하는 셈이다. 공간에 국한된 것만 같기도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집에 새 사람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인 셈이고 나 역시 집필에 좀 더 무게를 싣기 위한 움직임이라 공간뿐 아니라 삶의 큰 변화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나는 우리 가족이 맞이한 이 시기에다 '건강한 변화의 물결'이라는, 투박하고 다소 멋없는 이름을 붙여본다. 우리가 이 시기를 마침내 맞이하기까지 지나온 시간들은, 맑은 냇물 바닥에 비쳐 보이는 자갈처럼 고요하고 동그란 자태로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