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패턴을 찾아간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들을 활짝 열고 화분의 흙을 체크하고 물을 주었다. 창문이 바라보이는 자리에 앉아 복숭아를 먹으며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초록과 새소리를 바라보았다. 혼자 산지 올해로 아마 10년일 텐데, 좋아하는 것들을 엉성한 형태로나마 갖게 되기까지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린 점과 자취를 처음 시작한 동네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동안 혼자만의 동그라미를 서서히 그려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눈앞의 뭔가를 쫓기 위해 아등바등하면서도 늘 어딘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시간들. 그때의 나와 오늘의 나는 얼마큼 같고 또 다를까. 여전히 오늘을 아등바등하고 내일을 불안해하며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어쩌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느껴지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 것들을 떠올려보면 마음 한 구석이 작게 안심이 된다. 어제를 생각하지 않는 오늘의 초록과 새소리를 바라보며, 다만 맹렬한 지금이 있을 뿐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