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사무실에 남아 자리를 정리했다. 이곳에서의 모든 날들은 안전하게 흘러갔다. 안전하게 짜증을 내고 안전하게 분노하며 안전하게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고 안전하게 때려치우고 싶었으며 안전하게 다음날을 불안해했다. 행복은 환경에 관계없다고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소파와 쿠션 커버가 내게 가져다주는 소박하고도 충만한 기쁨을 알기에, 나를 에워싼 오늘의 확실한 안전보다 미지의 내일을 택한다. 때 없이 들이닥치는 메신저도, 툭하면 시일을 다투는 업무도, 나를 할퀴는 날카로운 말과 행동으로부터 저 멀리. 나는 미지의 내일 안에서 깊은 가을 잠을 자련다. 잠시 일라도 그 시간이 나에게 충만한 행복과 휴식이 되기를 소망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