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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킴 Jan 16. 2022

[북리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

출근길에 가지는 작은 용기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와 <멋있으면 다 언니> 황선우 작가의 신작 에세이. 


집에서 회사까지 정확하게 1시간 걸리는 버스 안에서 책을 읽기로 마음먹고 집어든 첫 책입니다.


이 책은 카페에 반나절 정도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으면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두께인데요. 

421번 버스가 보광동의 좁은 골목을 오를 때마다 멀미가 나는 바람에 읽는 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책은 크게 ‘일하는 마음’과 ‘넓어지는 삶’으로 1,2부가 나뉩니다. 2부 ‘넓어지는 삶’은 작가의 전작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와도 맥이 닿은 글들이 보여요. 

저는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기에 2부보다는 1부를 더 흥미롭게 읽었고요. 


1부 ‘일하는 마음’이 왜 흥미로웠냐면 챕터 제목 ‘일하는 마음’이 책의 제목인 제현주 작가의 책도 읽었었거든요. 


3년 전에 출간된 제현주 작가의 <일하는 마음>과 황선우 작가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는 요모조모가 닮았습니다. 

두 책 모두 일을 통해 함께 일하는 사람과 나의 마음을 돌아보고 운동으로 몸을 다지는 한 축의 이야기가 있고, 프리랜서나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일의 외연을 넓히는 이야기가 한축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 말할 때, 나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워집니다. 


나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나는 사랑한다고 꿋꿋하게 얘기하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일에게 이런 마음으로 고백하지 않았을까요. 


일이 나를 힘들게해도, 내가 쏟아붓는 만큼 돌아오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은 왜 일이란 걸 사랑하는지 이해 못하더라도 나에겐 소중한 겁니다. 


20년 넘게 잡지사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저자는 조직에서 일하는 여자들에게 ‘상승욕구’를 갖자고 종용(?)합니다. 작가가 책에서 인용한 장류진 작가의 말을 여기서 한번 더 인용해봅니다. 


“어떤 사람이 조직에서 높이 올라가는지 아세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높이 올라가요. 그런 사람일수록 필요한 일이 아니라 티 나는 일을 주로 하죠.” 


이 때 열심만으로는 통하지 않습니다. 


황선우 작가는 책에서 ‘같은 성과를 가지고도 내 능력에 주목하게 만드는 프레임을 고민해야’ 연봉도 오르고 결론적으로 높은 자리에도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얘기합니다. 


가끔 회사에서 일을 하는 비슷한 연차의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는 소같이 일만한다’며 웃어넘긴 적이 있는데 이게 웃을 일이 아니란 걸 이젠 압니다. 여우 같이 일을 하고, 어떤 일을 했는지 참새처럼 주변에 짹짹대야 합니다. 소같이 일만하면 결국 나만 억울하더라고요. 


<일하는 마음>의 제현주 작가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의 황선우 작가 모두 계속 일을 하고 있지만 아이는 없습니다. 결혼 여부, 아이의 유무를 떠나 다양한 곳에서 여러 다양한 일을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출근 길에서 용기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읽고 회사 안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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