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의 포로가 된 모녀
길고양이와 눈이 마주친 그 날 이후 길고양이의 포로가 되어버린 모녀가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다. 모녀 캣맘으로 길고양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인상 깊게 자리 잡은 몇몇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오월의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일 주일간의 힘든 병원 생활을 무사히 치르고 난 후, 다소 기운이 빠진 모습으로 퇴원하고 오면서 집의 뒷마당에서 놀랍고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주차장에는 예전에 창고로 쓰던 컨테이너가 있었다. 컨테이너 앞에는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치즈 고양이가 길게 누워 눈을 지그시 감고는 네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에게 젖을 한창 주고 있었다. 남편과 나를 보더니 아기고양이들은 마치 훈련이 잘 된 병사처럼‘사사삭’순식간에 컨테이너 밑으로 다 사라져 버렸다.
그 날 이후 시간이 날 때마다 3층에서 창문을 열고, 1층 마당을 내려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아기 고양이 들은 배부르게 엄마젖을 먹고 나면, 한 마리씩 따로 떨어져 풀을 침대삼고 누워서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다. 동물을 좋아하기에 그 평화로운 모습만 보고 있어도 저절로 평화가 전달되어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느 날 꼬맹이 아기 고양이가 나타나서 갑자기 시끄럽게 울어대기 전까지는 치즈가족은 뒷마당이 보금자리가 되어주어 무척이나 평화롭게 오순도순 잘 지내고 있었다. 엄마치즈를 보며 자기 엄마인 줄 아는지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자꾸 울어대고 있는 꼬맹이 고양이가 귀찮았던지, 엄마 치즈 고양이는 간밤에 아기들을 모조리 다 데리고 이사를 가버린 모양이었다.
목소리가 까랑까랑해서‘랑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랑랑’은 어디가 아픈 건지 작았고, 움직임이 많이 둔했다. 그래서 엄마 고양이에게 버림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비가 많이 오는데, ‘랑랑’인 비를 피할 줄도 모르고, 바위틈에서 맞고 있을 것만 같아 걱정이 많이 되었다. 어느 집 앞에 버려져 있던 분홍색 인형 집을 주워가지고 와서, 지붕에 스티로폼을 덧붙여 더위를 피하게 만들어 주었다. ‘랑랑’인 바위사이에 쏙 들어갈 정도로 몸집이 아주 작았다. 만들어준 집엔 잘 들어가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위에서 바라보면 길이가 조금씩 커져 가는 것이 보였다. 고기도 남기긴 하지만 조금씩 먹기는 했다.
어느 날 평화롭던‘랑랑’에게 위기가 들이닥쳤다. 옆집의 건축자재 쌓아둔 곳에 집을 마련하고 있던 두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이 모성애가 지극했던 엄마 고양이가 다시 임신하게 되면서 매몰차게 쫓아내어 버려서, 우리 뒷마당으로 갑자기 이사를 와버렸다. 그 고양이들 보다 덩치에서 한참 밀리는‘랑랑’인 먹이도 다 빼앗길 것 같아 보였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을 것 같았다. ‘랑랑’이도 느리지만 난 더 느려서 도저히 손으론 잡을 수가 없었다. 놀랄 것 같긴 했지만 통 덫으로 잡을 수밖에 없었다. 통 덫에 잡힌 ‘랑랑’인 마치 몸에 전기가 통한 것처럼 온 몸의 털을 잔뜩 세우고 ‘하악’을 하면서 울어댔다. 며칠 후 ‘랑랑’에게 예방 접종을 해 주려고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더니, 흥분을 가라앉히고 난 다음에 다시 오라고 하신다. 아마도‘랑랑’이 너무 약해서 예방 주사를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아 보였을 것이다. 바깥에서 자라다가 갇혀버린 좁은 케이지가 너무 답답할 것 같았다. 불쌍해 보여서 마음이 약해져 그만 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겁이 많고 너무 작은 ‘랑랑’인 농 뒤에 쏙 숨어 버려 다시는 모습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매일 고기를 가져다주면 조금씩 먹긴 먹었다. 변은 꽤 묽었지만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 병원에 갈 수 있게 되기만을 기다리며 바랐다. ‘랑랑’이 그렇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사이에도 가져다 준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방심을 하게 되었다. 집안에 바쁜 일도 좀 있고 해서 망설이고만 있으면서 잡지를 못하고 있던 중이었고, ‘랑랑’이 집에 온 지 한 달 쯤 지난 어느 날 아침에 고기에 입을 댄 흔적이 전혀 없었다. 저녁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루를 먹지 않았는데, 그 다음날 아침 고기를 가지고 가보니, 그렇게 모습조차 볼 수 없었던 ‘랑랑’이 내 눈 앞에 길게 누워있었다. 그렇게 겁이 많고 경계심이 심했던 ‘랑랑’인 떠난 후에서야 허무한 모습으로 이렇게 나타나있다. 많이 자란 모습으로 말없이 누워 있었다. ‘랑랑’에겐 차라리 길 위에서 삶이 더 나았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잘 해 준답시고 구해준답시고 데리고 와서는 이런 결과가 나오게 하다니. . . 후회와 자책이 물밀 듯이 들이차 올랐다.
옆집에서 이사 온 두 마리 고양이들은 무럭무럭 잘 자랐고, 비록 엄마에겐 내침을 당했을지라도 둘이가 단짝이 되어 외롭지는 않아 보였다. 5개월 정도 되어 보였던 두 마리 중에 좀 더 쾌활해 보였던 한 마리가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어제 바라보던 눈길이 생각났다. 힘없이 울었던 게 수컷이어서 대장의 경고를 받았던 건 아니었을까? 그냥 짐작만 할 뿐이었다. 대장은 아기 고양이가 자라나 청소년이 되어 수컷이면 쫓아내 버리고, 암컷이면 그냥 있게 한다 했었는데. . .혼자 남은 약해 보이는 아기 고양이도 힘이 없어 보이고 외로워 보였다. 고민이 되어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랑랑’의 일을 겪어보아 놓고서도 또 길 위에 홀로 두기가 마음이 아파 결국 데리고 들어왔다. 밀가루처럼 하얗고 예뻐서‘미리’란 이름을 붙여 주었다. 미리는 집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발정이 와서 검은고양이‘인이’를 보며 괴로워했다. 중성화수술을 시킬 수밖에 없었다.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자기를 아프게 했다고 그러는지 사람을 좋아하지도 않을 뿐더러 경계심도 유난히 심하다. 그 후에 암컷‘요미’가 오게 되었다. 미리가 처음 왔을 때 순둥이들인 세 마리의 언니 오빠들이 잘 받아주었기에 합사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쉽게 생각했었다. 미리는 자꾸 약하고 작은 요미를 물고 괴롭히니까 뜯어말리는 과정에서 소리를 질러대서인지 사람을 더 싫어하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연약하게만 보였던 ‘미리’가 알고 보니 듬직한 아빠 대장고양이의 기질을 많이 물려받은 게 아니겠는가? 순한 요미가 일방적인 공격을 자꾸 받게 되어 격리시키게 되다 보니, 미리는 자꾸 구석으로만 숨고, 어두운 곳만 찾아다녀서 마음이 아프다. 아무래도 약한 쪽을 보호하려다 보니 미리 입장에선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미리와 요미를 보면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아무리 외모가 예뻐도 마음이 곱지 않으면 사랑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같다. 요미는 예쁘진 않아도 성격이 좋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 자꾸 곁에 오고 착하고 순하니, 보기만 해도 귀여워서 웃음이 나온다. 미리랑은 마음의 결이 다른 것 같다. 이것도 사람의 잣대로 보는 것일 뿐이겠지만. . . “요미야!”하고 이름을 부르면 꼭“야옹!”하고 대답을 하며 곁으로 온다.
우리 집엔 ‘냥이 분계선’이 그어져 있어서 매일 신경 쓰면서 ‘미리’가 있나 없나를 세심히 봐야 한다. ‘미리“가 어느 구석엔가 숨어 있다가 재빨리 요미에게 덤벼들어 가차 없이 물어버리기 때문이다. 순진한 요미도 여러 번 당하다 보니 미리가 어디에선가 노려보고 있으면, 경계심을 드러내며 이상한 소리를 내어서 우리에게 자신의 위험을 알려준다.
미리와 요미에게 다 못할 짓이고, 매일 밤 방에 미리를 넣을 때, 미리가 끔찍이도 좋아하는 ‘인이’도 같이 방에 넣어주어야 한다. ‘인이’는 방에 갇히지 않으려고 냉장고 위로 올라가 버리던지 침대 밑으로 숨어버리던지 한다. 에휴! 도대체 이 전쟁이 언제 끝나려는지 잘 모르겠다.
고양이 TNR은 길냥이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중성화사업이다. TNR은 Trap(포획), Neuter(중성화 수술), Return(제자리 방사)의 앞글자이다. 길고양이들은 일 년에 많게는 세 번까지도 임신을 하게 되는데, 너무 잦은 임신과 출산이 되풀이 되면서 엄마 고양이는 몸이 자꾸 약해지게 된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과 병마로 인해 길고양이들의 평균수명은 삼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 번에 네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해도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성묘로 성장시키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란 걸 4 년 동안 캣맘 역할을 해 보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딸은 3년 전부터‘고양이보호협회’에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고 있다. 후원자는‘길고양이중성화수술’을 ‘고양이보호협회’에서 지정한 병원에서 암컷은 삼 만원, 수컷은 만원을 내면 시킬 수 있다. 방사할 때 사진을 찍어야 되고, 예약도 해야 하지만 ‘고보협’의 도움을 받아 우리 구역 길고양이들의 중성화수술을 여러 마리 시킬 수 있었다. 사람들이 자신의 고양이의 수술비용을 아끼려고 악용하기도 하고, ‘고보협’을 통하지 않고 지정병원에 자꾸 전화하는 사람도 있어서 관리에 어려움이 따르게 되어 이 좋은 지원 사업이 중단되어 버려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구청에 신청해도 되지만 순번이 되려면 무작정 기다려야 되고, 비가 오면 통 덫을 설치할 수도 없다보니 성공확률이 너무 낮은 편이다. 중성화 수술 후 수컷은 하루, 암컷은 3일 후 방사하므로 병원에서, 돌봄을 받는 것이 개인이 돌보는 것 보다 나은 점이 있긴 하다.
삼년 전 ‘고보협’의 후원을 받아 우리구역 고양이를 중성화를 시켰는데, 알고 보니 최근에 출산을 한 것 같다고 수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암컷은 수컷에 비해 상처가 크기 때문에 컨테이너에 넣어두고 이틀을 돌봐 준 후 방사하였다. 그런데 수술한 고양이가 방사한 다음 날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새끼를 부르며 온 동네를 헤매며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그 모성애를 보면서 동물이 사람보다 낫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기 길고양이들이 이틀 이상을 엄마 젖을 못 먹었으니, 새끼들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은 높아 보였기에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런데 다음날부터 이상하게도 부르는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중이’가 어디에선가 새끼 세 마리를 다 찾아 와서는 데리고 있었다. 짐작컨대 단짝인 삼색이가 돌 봐 준다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다 옮겨 놓았었던 것 같았다. 아기고양이들은 잘 먹어서인지 무럭무럭 잘 자라났고, 장난도 잘 치며 행복한 모습으로 지냈다. 새끼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중이’의 마음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중이’는 모성애가 강한 편이라 지극정성으로 잘 돌봐 준 덕에 새끼들은 통통하게 컸고, 딸은 아기 고양이들의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해 매일 생고기를 주며 애를 썼다. 그러나 허무하고 이상하게 아기 길고양이들이 한 마리씩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세 마리가 며칠 새에 다 사라져 버렸다. 동네를 온통 뒤져 다닌 끝에 겨우 한 마리의 사체만 찾을 수 있을 뿐이었다.
고양이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이렇게 무기력하게 어린 생명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것인가 싶어 허무하기만 했었지만 딸과 난 멈출 수가 없었다. 이젠 우리 구역의 고양이들은 거의 중성화를 마쳤지만, 요미와 꼭 닮은 다른 구역에서 오는 고양이들이 남아 있다. 구청에서 주는 통 덫은 자동이지만 ‘고보협’은 수동으로 된 우리 통 덫을 쓸 수 있기에 성공확률이 높아서 좋았었다. ‘고보협’의 길고양이 중성화 지원 사업이 제발 다시 시행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미리엄마’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짠해진다. 처음 ‘미리엄마’를 보았을 때 길 저쪽에서 마치 인사를 하듯이‘야옹’하며 체구가 굉장히 작고 마르고 목소리가 허스키인 고양이가 성큼성큼 이 쪽으로 걸어왔다. 보통 길고양이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많은 법인데, ‘미리엄마’는 그렇지 않아서 놀라웠다. 처음 보는 사람의 다리에 얼굴을 부비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고양이가 있을까? 싶었다. 미리 엄마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반면에‘하악’을 자주하며 다른 고양이에게는 무섭게 굴었다. 목소리가 굉장히 걸걸했는데, 그 이유도 작은 체구로 험난한 길에서 살아남기 위한 한 방편으로 일부러 그렇게 내는 것 같아보였다. 미리엄마는 눈에 띄게 마르고 나날이 초췌해져 가고 있었다. 너무 잦은 임신과 출산을 거듭하고 있어서 중성화수술을 시킬 기회를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한쪽 옆구리가 지나치게 불룩한 게 눈에 띄게 커져가고 있었다. 이 상태로 자꾸 임신하게 된다면 더 몸이 약해질 것만 같았다.
‘미리엄마’는 나이도 들었고, 몸이 약해 마취 시간을 짧게 잡아야 할 것 같아서 사비를 털어 중성화에선 달인과 같은 실력으로 재빨리 수술하시는 선생님께 특별히 부탁하기로 했다.
“선생님, 저희에겐 특별한 고양이이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특별하다 구요?”
선생님은 길고양이를 특별하다고 표현하는 게 의외라는 듯 다시 물어보셨다. 미리 엄만 무사히 수술을 마쳤지만 몸이 약하니, 며칠은 보살펴줘야 할 것 같았다. 딸이 곁에 두고 지켜보기 위해서 가게로 데리고 다녔는데, 첫날은 하루 종일 잠만 잤다한다. 그 작은 체구로 길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팠으면 안심하고 저렇게 잘 자나 싶었다 한다. 둘째 날부터 토하기 시작했는데, 종이를 토하고 토해서 마음이 아팠다. 늘 쓰레기봉투를 뒤졌었고, 녹지 않는 종이에 싸인 양념된 닭고기의 진한 맛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어서 사료엔 별 관심이 없었다. 그때 녹지 않는 종이를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았다. 병원에 데리고 가보니 괜찮다고 말씀하셨다. 미리를 키울 때에도 늘 입에 검은 비닐을 물고 담을 넘곤 했었다. 새끼들에게 주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양념된 음식에 길들여져 있어서인지‘미리’도 생고기를 먹이려고 무척 애를 많이 써야 했다. 사흘이 지나 기운을 좀 차리고 난 후에 새끼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이 자꾸 울어서 바깥에 내어 놓았다. 수술 전에도 두 마리의 아기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아기들이 엄마를 보자마자 반가워하면서 달려 왔다. 그 다음날 낮에 사료를 주려 하는데 곁에 와서 슬며시 누웠다. “회복을 잘 해야 해!”라고 말해 줬는데, 그렇게 잠깐 보고 안심했던 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그 후론 우리가 시키고 있는 중성화수술에 대해 많은 회의가 들었다.
그래도 미리엄마를 제외하곤 다 잘 살아가고 있다. 까만색의 ‘까미’는 수컷이었는데 수술 후 피부괴사가 심해서 얼마 살지를 못할 것 같다는 말을 수의사선생님께 들었다. 계속 생고기를 먹였더니 운이 좋게도 살아나서 아직까지 다른 구역에서부터 매일 오곤 한다. ‘찰스’는 구내염이 심해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았는데, 생고기를 먹였더니 기운이 없긴 하지만 2년이 넘은 지금 까지 살아 있다. 아무래도 청소년고양이들은 중성화수술을 시켜보면 회복기간이 짧고 예후가 좋다. 젖소에 함유된 단백질인 락토페린이 항산화, 항바이러스, 항균성이 강해서 사료에 간간히 섞어 주고 있다.
몇 달 전부터 덩치가 작고 어려 보이는데 털이 끈끈해 보이고 항상 침을 흘리고 있는 불쌍한 고양이가 나타났다. 한눈에도 건강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매일 고기를 기다리고 있다. 집 앞에 주차된 차 밑에서 내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앉아 있곤 한다. 구내염 때문에 사료를 잘 못 먹다가 어떻게 알고 왔는지 우리 구역으로 오게 되어, 매일 생고기를 먹고 나서부터 눈에 띄게 점점 회복되어가고 있다. 등이 둥글게 휘어 있고 갈비뼈가 다 보이곤 했었는데, 이젠 확연히 회복되어 가는 걸 보면 무척이나 다행스럽고 보람도 있다.
주위 사람들 중에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분이 많다. 싫으시다면 그냥 모른 척 해 주시고, 제발 해코지는 말아 주셨으면 하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길에서 태어난 것만 해도 서러운데 왜 괜히 괴롭히는지 모르겠다. 길고양이도 집에서 키우는 반려묘랑 다를 게 하나도 없다. 원래 고양이는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릴 때부터 사람에게서 갖은 핍박을 받다보니, 더 눈치를 보게 되고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심해지는 것이다. 길고양이들도 집에 데리고 들어오면 목욕을 시키지 않아도 금방 깨끗해지고 응석을 부리고 애교도 부리는 성격이 된다. 편안해서 눈을 스르르 감으면서 ‘골골송’을 부르기도 한다. 주위에 있는 불쌍한 길고양이들을 입양해 주시면 한 생명을 구해주시는 셈이니 제발 사지 말고 입양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우리 같은 캣맘 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길고양이 개체 수 줄이기 사업’에 힘자라는 한 끝까지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약속드리니, 제발 괴롭히지 말아 주시고, 선량한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