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이쁜 마카롱
20대 때에는 이쁜 사랑을 꿈꿨고
30대 때에는 유럽 여행을 꿈꿨고
현재 40대에는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다.
쓰다 보니 슬퍼져서 잠시 키보드를 멈췄다가
그래도 행복한 시절을 읊조려본다.
회사에 취업 후 20대 중반에 처음 해외여행을 가봤다.
첫 여행지는 프랑스 파리
파리에 가면 거리마다 샹젤리제가 퍼지는 줄 알았고,
봉쥬르와 볼뽀뽀가 거리에 난무할 줄 알았다.
현실은 지저분한 거리와 비싼 물가.
그래도 기억엔 남는 건 에펠탑과 매우 이쁜 빵들
그 뒤로 나는 문구점에서 여행사진에 빵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하나둘씩 모았다.
특히 사진 속에 있는 알록달록 마카롱은
보석들도 아닌 것이 나의 마음을 훔쳐가 버렸다.
30대가 되어 아이를 출산하니
집에 아이와 단둘이 있는데, 나 혼자 고립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아이는 이쁜데 나의 육체는 이미 팔순 노인보다 더 골골거리고
정신은 뭐 말해 모해 ㅠㅠ
그럴 때 나에게 힘을 주었던 것도 마카롱
집 근처 회사 후배가
"팀장님 마카롱 좋아하셔서, 사 갖고 왔어요"
"이거 냉동실에 얼려두시고 드시고 싶을 때마다 꺼내서 해동 후에 드시면 돼요"
"모유수유해도 먹을 수 있죠?"
누가 회사 팀장이 좋다고 집에까지 찾아와서 이런 걸 사다 줄까?
집 방향이 같아 종종 태워줬던 나의 마음이 이렇게 마카롱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나의 마음을 훔쳐간 통통한 마카롱은 지금도 나의 최애 간식 중 하나다.
아쉬운 건 인기의 흐름을 못 따라간 건지
손이 많이 가서 그런 건지
애정하던 마카롱 전문점이 하나둘씩 사라진다는 것이다.
제발 가지 마 가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