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새로 쓸 글을 등록하려고 하니, 내 글의 주제를 정하라고 하시었다.
그리고 이런 게 튀어나왔다.
일단 내가 선택하고 싶었던 일상, 생각이라는 주제는 없었다. 가장 비슷한 게 이것들이었는데, 보자마자 어이가 없었다.
첫 번째로, 가장 기본인 '일상'과 '생각'이라는 항목이 없는 것이 어이가 없었고, 두 번째로 라이프랑 리빙이 대체 뭔지, 뭐가 다른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스타일도).
세 번째로는, 그놈의 영어는 절대 포기 못하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라이프' 인생? 삶? 살아간다?
그럼 '리빙'은? 리빙도 살다, 살아간다 아닌가? 아니면 뭐하며 먹고 사냐고 물을 때도 쓰긴 한다만.
내가 너무 멍청해서 요즘 '트렌드'를 못 따라가는 걸까? 리빙은 왠지 가구점이나 생활용품 이름에 자주 붙는 느낌인데, 그럼 물건에 대한 이야기인가? 그런데 '키친 라이프'라는 말도 있고 '미니멀 라이프'라는 말도 있다. 주방에서의 생활과, 가진 물건을 최소한으로 하는 생활은 서로 다른 것인데 같은 '라이프'를 쓴다. 그럼 라이프는 생활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나? 하지만 거실은 또 '리빙룸'이라고 부른다. 생활하는 곳인데 이번엔 생명의 방이라고 하다니. 나도 이걸 적는 내내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냥 일상, 생활이라고 적으면 안 될까?
스타일은 뭔데? 옷 잘 입는 법? 인생 사는 방법?
푸드는 그냥 음식이잖아. 이게 무슨...
영어, 영어가 그렇게 좋냐. 그럼 다들 캘리포니아로 가시던지 왜 이러는 걸까.
지난번 글에도 브런치라는 공간에 대해 살짝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지만, 이건 좀 너무한다 싶다. 글 쓰는 공간인데. 한글을 배척하고 있다. 일상, 생활, 음식, 방법이라고 하면 뭐, 쪽팔려?
물론 브런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들 보면 일상 대화, 상호명, 화장실 안내판같이 간단한 것. 거의 다 영어를 쓰려고 한다. 언젠가는 'PUSH'라고 적혀있는 자동문을 이해 못 해 헤매던 엄마를 도와준 적이 있다. 그냥 '누르세요'가 그렇게 어렵더냐.
자, 다들 날씨도 추운데 캘리포니아로 떠나자. 우리말은 갖다 버리고. 거기서 life, living, push, 뭐가 됐던 마음껒 쓰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