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포크 빼주세요

by 승현

옛날과는 다르게, 이제는 스마트폰을 몇 번만 만지면 음식이 배달된다. 참 편리한 세상일세.
이런 '배달 앱'을 통해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 지 몇 년 후, 최근 또 다른 변화가 생겼다.
주문요청란에 기본 반찬과 일회용 수저, 포크를 받지 않겠다는 선택항목이 생긴 것이다. 음식 낭비를 없애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써는 이해한다. 그런데 또 비판적인 내 머리가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바로 지불 금액인데, 그렇게 반찬과 일회용품을 받지 않아도 결제하는 금액은 똑같다. 이게... 맞나?

나는 자영업은 하나도 모르지만, 아마 가게 입장에서는 기본 반찬과 일회용품도 공짜는 아니니 이미 음식값에 포함시켜 장사를 할 것이다. 당연한 이치다. 공짜로 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것을 빼달라고 요청해도, 난 먹지도 받지도 않은 것에 금액을 지불하는 셈이 된다. 뭔가 억울하다. 그래서 나는 배달 앱을 사용할 때 어쨌든 기본 반찬과 일회용품을 일일이 달라고 한다.

'일일이 달라고 한다'라는 표현이 이상할 것이다. 혹시 배달 앱에 익숙지 않은 사람을 위해 설명하자면, 이 치사한 배달 앱은 일회용품을 받지 않겠다는 항목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리하여, 나는 일일이 저 항목을 해제시켜야 하는 것이다. 대체 왜 이렇게 만들어놓은 걸까? 자세히 확인하지 않고 누르다 보면 수저도 없이 밥을 먹어야 하는 대참사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들 집에서만 시켜 먹는 건 아닐 것 아닌가.

어쨌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일회용품과 기본 반찬을 받지 않는다고 설정했다면, 음식값을 저렴하게 해주지는 못할망정 배달 앱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라도 적립시켜줘야 맞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고작 몇십 원 또는 몇백 원 차이일 텐데 내가 너무 치사하게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배달업이 치사한 걸까? 배달료와 배달 앱 중개료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자영업자들의 소리는 자주 듣는다. 그런데 고객이 받는 금전적 손익에 대해서 내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다.

앞으로 내가 기본 반찬과 수저, 포크를 안 받는다고 누른다면, 적어도 내 덮밥에 고기 두 점이라도 더 추가해 주길 바라면서 이 글을 적어본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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