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랫비누

by 승현

아주 어릴 때. 학교도 다니지 않았을 때.
볕이 좋고 아주 기분이 좋은 오후의 날.
오백 원짜리 하나 들고 집에서 나와 내리막길을 기분 좋게 걸었다.
작은 슈퍼에서 작은 장난감 하나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욕실에서 커다란 대야에 빨래를 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오백 원짜리 보물을 보여주고, 어머니는 미소 지었다.
거실에서 손바닥 보다 작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빨랫비누 냄새가 날 감싸안았다. 몸 안까지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볕은 집안을 강하게 비추고 있었고 거품은 강하게 때를 지우고 있었다.

세상 모든 빨랫비누를 전부 모아 사용한다 해도 다시 돌아올지 않을, 내 삶 가장 행복했던 향기의 날.

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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