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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소테이블 Feb 21. 2023

새로운 취미에 대한 설렘

초보 와인러의 와인 기록 일상

 20살에는 와인을 싫어했다.

특유의 떫은맛이 익숙해지지 않아 대체 무슨 맛으로 마시는 거냐며 맥주만 홀짝이던 나이었다.

잊지 못하는 떫은맛에 오랫동안 와인을 찾아 마실일은 없었고 눈을 새롭게 뜬 건 큰언니가 친구랑 마시라며 선물해 준 와인이었다. 지금은 그 와인의 이름은 기억이 나진 않지만 달달한 스파클링 와인이었던 것은 기억한다.

처음 맛본 달달함에 이렇게 당도 높은 종류도 있구나 하고 처음 깨달았다. (애초에 굳이 찾아보지를 않았으니 달달한 맛이 있을 거라 생각조차도 못했었다.)

그러고 한참 잊고 살다가 사회초년생이 되었고 지갑도 두둑 해졌겠다 나 혼자서 와인 마시는 취미를 즐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저렴하고 당도 높은 와인만 마시다가 점점 깊이 빠져들어 와인에 대해 배워보고 제대로 마셔보자 싶어 와인 관련 주제로 된 뉴스레터를 구독했다.

뉴스레터 플랫폼 [파이퍼]의 ‘내추럴 와인의 모든 것’. 매 화 정독한 후에 퀴즈를 풀면 결제했던 금액을 다시 캐시백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었던 것 같다.

정말 재밌고 간단하게 풀어내어 금방 뚝딱 읽어냈다. 다 읽고 난 후에는 내가 마셔본 와인을 직접 기록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와인 기록지를 구매했다.

이름, 가격, 레드/화이트와인, 도수 등 다양한 항목을 적는 칸이 있었고 맨 아래에는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내가 직접 느낀 맛과 어울리는 음식들을 간단하게 기록했다.

한 장 한 장 쌓여갈 때마다 뿌듯함과 앞으로 쌓아갈 기록들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해졌다.

새해 목표로 [와인 기록지 20장 채우기]를 세웠다. 지금은 새로운 직장에 막 들어간 상태라 퇴근 후에 알코올을 즐길 컨디션이 되지 않아 잠시 쉬고 있지만 일에 적응이 되고 나면 다시 마셔보려고 한다. 저렴한 와인부터 점점 가격대를 높여 내추럴와인까지 도달하는 그날까지 내 몸속의 피를 와인으로 채워나가야겠다. (물론 농담. 아빠가 알게 되면 바로 본가 호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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