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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메이드 만두의 매력

자취방에서 만두 빚기, 너도 할 수 있어!

by 리소테이블

보통 만두를 직접 빚는다- 하면 명절이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 만드는 요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만두를 직접 빚기 시작하면 아무 생각 없이 성형하는 묘한 재미와 냉동 만두보다도 훨씬 더 나은 가성비 그리고 나만의 특별한 레시피가 들어간 만두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만두피

처음에는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만두피를 직접 만들었었다.

사진으로도 보이는 두꺼운 만두피.

좌측 한편에 있는 반죽 덩어리가 보이는가. [만두피 만드는 팁]에 대한 정보를 조금만 더 찾아봤어도 저 덩어리보단 작게 만들었을 텐데. 이런 서툰 만두도 레시피라고 블로그에 올렸던 24살의 나를 생각하면 웃기기도 하다.

꽤나 두꺼운 만두피 때문에 밀가루 맛이 가득했던 나의 첫 손만두였지만 만두피와 만두소에 대한 재료 준비부터 조리까지 직접 다 했으니 아직도 잊지 못하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대나무향 만두

그다음 만든 만두는 시판 만두피로 합의를 본 덕분에 꽤나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고기 대신 표고버섯을 넣은 야채 만두와 잘 익은 묵은지가 들어간 김치 만두를 만들었다.

오로지 만두를 위해 구매한 대나무 찜기(질이 좋지 않아 몇 번 못 쓰고 버렸다.)에 촉촉하게 쪄낸 후에 냉면과 함께 먹었다. 두 번째 만두치고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갓김치 만두

직접 만드는 만두의 매력 중 하나는 나만의 레시피라고 했다.

보통 김치 만두에 들어가는 김치는 배추김치일 테지만 집에 푹 익은 갓김치가 있어서 활용해 보았다.

고기 없는 야채 만두에 푹 빠져서 두부, 표고버섯, 부추, 당면으로만 했는데도 잘 익은 갓김치 덕분에 심심하지 않고 맛있었다.

집에서 대량으로 만드는 만두

한 통에 30~40장 정도 들어간 대용량 만두피를 구매하여 자취방에서 만두 공장을 가동했었다.

이렇게 만든 만두는 모두 찜기에 쪄낸 후에 얼려놓거나 들러붙지 않게 분리해 준 후에 냉동해서 오랫동안 보관해 먹었다.


마라 만두

야채 만두에 질린 자취생은 급기야 자극적인 마라 훠궈 소스가 들어간 새우 마라 만두를 만들어냈다.

마트에서 저렴하게 파는 흰 다리 새우를 통으로 넣었다.

(15 미에 10,000원 정도 했던 것 같다.)

이때 만두피는 소용량으로 구매했으나 만두소를 많이 만들어 버린 탓에 급하게 만두피를 추가로 구매해 와서 40개 정도 만들었던 듯 하다.

마라 훠궈 소스를 넣어 만든 만두였기에 꽤나 실험적인 만두지만 예상외로 아주 맛있었다.

통새우가 들어가서 식감은 물론 아주 자극적인 얼얼한 매운맛이 맥주를 부르게 했다.


돌고 돌아 수제 만두피

처참하게 실패했던 첫 만두의 만두피

나름 요리하는 자취생으로 지내온 지 7년 차, 자신감이 붙어서 만두피를 만들어 보았다.

밀대가 없어서 집에 있던 소주병으로 이리저리 밀어 못생긴 만두피를 만들어냈다.

첫 경험의 기억을 떠올려 반죽을 아주 작게 소분하여 얇게 밀어냈다. 비교해 보니 처음에 만든 만두피는 정말 두꺼웠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반죽에 큰 공을 들이지 않아 찰기가 덜한 만두피였기에 잘 찢어져서 빚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다시 시판 만두피가 그리워진 순간이었다.

찌는 과정에서도 만두피가 찢어졌지만 그릇에 조심히 옮겨 담아 새콤한 간장 소스를 부어 먹으니 괜찮았다.


만두를 직접 만들어보면 만두소를 준비하는 건 전혀 어려움이 없다.

돼지고기가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깔끔한 맛이 보장되고 간만 잘 맞춘다면 실패할 일은 없다.

만두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만두피라는 것을 배웠다.

특정 요리에 대해 깊이 알아가고 싶다면 여느 공부가 그렇듯이 이론으로는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없다. 직접 부딪혀보는 것! A부터 Z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알아보고 만들어보면 이 음식에 대해 어느 수준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깊이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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