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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색의 향연

방아잎, 고춧잎 그리고 마늘종

by 리소테이블

5월을 맞이하여 고추장 양념에 무친 달짝지근한 제철 마늘종이 먹고 싶어 집 근처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고춧잎, 방아잎도 함께 구매했다.

마늘종은 장아찌로 종종 담아 먹었는데 방아잎과 고춧잎을 직접 손질해 먹는 건 처음이었다.

지방에 살다 보면 흔히 보이는 방아잎. 주로 횟집 매운탕에 산초가루와 함께 나오거나 해물탕 등에서도 종종 보이던 채소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익숙한 향과 맛의 흔한 방아잎이 위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신기하기도 했고 방아잎 특유의 향이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것도 의외라고 생각했다.

(경기도에 계시는 엄마는 집 근처 여러 곳의 마트에서 방아잎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항상 택배로 주문해 드신다.)

고춧잎은 마트를 돌아다니면서 '이런 채소도 있구나' 하고 지나쳤었는데 냄새를 맡았을 때 내 콧속을 찌르던 달달한 향긋함이 고민도 없이 구매하게 만들었다.

방아잎은 식당에서 이파리만 있는 모습을 봐왔지 이렇게 두꺼운 줄기가 있는 줄은 모르고 있었다. 빽빽하게 들어있는 두 봉지를 구매하면서 양이 많아 금방 해치우지 못하고 묵혀두면 어떡하지 싶었는데 웬걸, 줄기를 다 떼고 끓는 물에 데치고 나니 한주먹밖에 남지 않았다. 한 번에 다섯 봉지는 살 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었다.

고춧잎도 마찬가지였다. 방아잎에 비해 줄기가 얇았지만 데치고 나니 남는 건 한 손에 들어오는 양이었다.

데친 나물들은 물기를 제거하고 된장, 양조간장, 설탕, 매실청, 참기름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무쳐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고춧잎무침은 잘게 잘라서 마요네즈 조금 섞은 밥과 함께 뭉쳐 만든 주먹밥이 금상첨화였기에 여러 번 해 먹었다.

방아잎은 특유의 강한 향이 매력적이었고, 고춧잎은 약간의 풋내와 달달한 맛의 조화가 감칠맛을 많이 내어 계속 생각나는 나물이었다.


푸른 채소들의 큰 매력은 강하게 나는 특유의 향과 맛이다.

된장국과 잘 어울리는 냉이, 간장 양념장으로 만들어 먹으면 흰쌀밥 한 그릇 뚝딱인 달래, 쌉싸름한 감칠맛이 매력인 두릅, 쌈밥은 물론 전골에 채 썰어 넣으면 맛있는 깻잎, 그리고 호불호의 정점이라고 볼 수 있는 고수.

각 채소들이 어울리는 요리가 무궁무진한 것 또한 무척 흥미롭다. 특성에 맞게 요리를 해서 맛을 보다 보면 그 재료의 매력에 더욱더 깊이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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