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힘들 때. hwp

(2023. 1. 28.) 두 번째 과제 후

by 강은

두 번째 과제의 주제는 "어릴 때 내게 일어난 가장 중대한 일"이었다.


이번엔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중간에 설날이 있어서 2주 후에 강좌가 진행되니, 시간이 여유로웠다. 고향에도 다녀왔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만난 동료들과 글쓰기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어느새 내 머릿속은 그 주 해야 할 과제의 주제로 가득 찼다.


솔직히 첫 과제와 달리 딱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아니 많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어린 시절은 보물상자 같다. 이것저것 생각이 뻗어나갔다. '거짓말이 들통나서 대판 혼났던 일, 누군가에게 이유 없는 미움을 받았던 일, 내가 누군가를 미워했던 일, 여자 3명의 친구사이의 미묘한 갈등 같은 것들...'

"이런저런 생각이 났는 데 어떤 게 더 좋은 것 같아?" 나는 만났던 동료들에게 은근슬쩍 떠 보았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주제를 좁혀갔다. 이번엔 좀 더 가벼운 이야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과제를 발표하는 날은 에세이 강좌 수강생 모두 자신의 작품을 낭독할 수 있었다.


지난번 수업에서는 내 글을 읽을 생각에 다른 이들의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야 다른 수강생들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한 명씩 읽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다들 자기의 개성을 녹여서 잘 썼다. 솔직히 질투도 났다. 그리고 내 눈에는 내 글의 단점들만 보였다. 전체적으로 교수님이 지적하는 부분들이 다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첫 과제 후 들뜨던 마음이 쑥 가라앉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 과제를 하는 것이 막막했다. 축 늘어져서 누워있다가 우연히 어느 책의 한 구절을 보고, 세 번째 과제를 쓸 수 있었다. 솔직히 세 번째 과제를 쓰고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써서 냈다.


두 번째 과제 후, 나의 마음속에 질투와 선망을 발견했다. 그리고 가라앉았다가 또다시 일어서기도 했다. 이후, 글쓰기가 힘들 때라는 한글 문서를 만들었고, 거기에 이 날처럼 나에게 힘을 주는 문장이나 생각들을 차곡차곡 적어갔다.


위대한 예술가는 그들이 남긴 작품 때문이 아니라 그 작품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고민하고 실패하고 절망하지만, 중요한 건 그다음이에요. 그 순간에 그들이 어떻게 삶을 긍정하는지, 어떻게 장애물을 뛰어넘는지를 배워야 해요. 그들이 어떻게 세상과 만나고, 어떻게 세상을 느끼고, 어떻게 세상에 말을 건네는지를 배워야 하는 거지요.


책, 다르게 살고 싶다 中



나의 두 번째 과제는 강좌가 다 끝나고 나서, 시간이 더 흐른 후에 보완을 해서 다시 완성했다.

https://brunch.co.kr/@writer-kang/35


A4용지 한 장은 훌쩍 분량이 넘어갔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으려면 그 정도의 분량이 필요했다. 시간이 오래 걸려 완성한 만큼 애착이 많이 가는 글이다.


밀크티.jpg 역시 아이패드 강좌의 두 번째 과제

명암에 대해서 배우고, 덧칠을 하느라 지저분해졌지만, 이 역시도 또 다른 강좌의 나의 두 번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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