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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시대상 아버지

by 물수moolsoo

시대상이라는 게 있다.

그 시절엔 모두가 그랬지 싶은 모습이 있다.

아버지도 그렇다.


나 때의 아버지는 화를 내는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제가 왜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게 그렇게 화를 내고,

윽박지르고, 어머니를 때리고 밀치고 욕을 하셨나요.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제가 왜 그렇게 미워하지 못하게

열심히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셨나요.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왜 하필... 본인의 우울을 화로 승화하셨나요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왜 우리 아버지 세대는 남자는 약하면 안 되는 세대라,

우리 아버지를 그다지도 슬프게 하셨나요


우리 아버지 눈물 내 손에 받아줄 수 있다면.


우리 아버지 연약함 내가 안아주고 바쳐줄 수 있다면.


우리 아버지 힘들게 이 악물고

남을 미워하는 힘으로 살아갈 시간에

술 잔을 나눌 웃음이 있었다면.


아버지, 아버지, 차라리 남의 아버지였으면

동정이라도 했을텐데.


아무것도...

사랑도 미움도 동정도 동경도 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 어디로 가야할지.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그 시대의 아버지.

가여운 아버지.

미운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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