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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루이 Sep 17. 2021

9. 도시의 명함이 되는 충칭완자멘(重庆豌杂面)

소소하지만 끝내주는 면 한 그릇 

충칭 출신의 작가인 쩡레이는 충칭의 새벽 풍경을 이렇게 묘사한 적 있다. 국수를 한 움큼 집어 끓는 물에 풀어 넣고 청경채 몇 개 얹어 2-3분 삶은 뒤 5-6분 동안 먹는 것. 샤오몐은 이렇게나 소소한 국수다. 


천샤오칭, <궁극의 맛은 사람 사이에 있다>, 174p 


요즘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다카디(打卡地_핫플레이스) 도시'는 ‘충칭(重庆)’이라고 한다. 사진만 봐도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데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은 딱 잡아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오묘한 매력이 넘치는 도시다.


베이징을 돌아다니다 보면 제일 많이 만날 수 있는 면집이 다름 아닌 <충칭 소면>과 <란저우 라멘집>이다. 어느 푸드코트에 가나 하나쯤은 있을 정도다. 충칭 소면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면은 '완자멘(豌杂面)'인데, 익힌 완두콩과 고기장, 청경채 등을 섞어서 먹는 요리이다. 땅콩이 들어간 딴딴멘보다 더 부드럽게 씹힌다.


제일 맛있게 먹은 충칭 소면은 용허궁 근처 '香饵胡同'에 위치하고 있는 충칭 소면집 <胖妹面庄>에서 였다. 미슐랭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베이징에서 제일 인기 많은 면 집 중 하나다. 평일 오후 2시, 30분을 넘게 기다려서 맛본 충칭 소면은 부드러운 완두콩의 고소함과 고기장의 매콤함으로 입 안을 부드럽게 감쌌다. 충칭 맥주인 산청 맥주도 함께했더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천샤오밍은 '샤오멘은 충칭이라는 도시의 명함'과 같다고 했다. 이 명함은 분명 굉장한 효과가 있다. 나는 이 면을 먹으러 충칭이라는 도시에 가고 싶어졌다. 


충칭의 약칭은 유(渝)로 충칭 인근을 흐르는 자링강(嘉陵江)의 고대 이름인 유수(渝水)에서 따왔다. 사진 출처: 바이두
마스크 백까지 따로 챙겨주는 센스!
딱 봐도 너무나 부드러워 보이는 완두콩



#중국누들로드 #베이징도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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