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스마일

삿포로를 이해하는 몇 가지 키워드

by 심루이

삿포로의 거리는 구두 밑창이 닿을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를 낼 정도로 차가운 정적에 싸여 있었다. 마치 도시 전체가 거대한 냉장고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무라카미 하루키, 양을 쫓는 모험


홋카이도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삿포로. 미국의 뉴욕, 독일의 밀워키와 같은 북위 43도에 위치하는 홋카이도 경제, 정치의 중심지이자 일본 5대 도시 중 하나.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인' 언어로 '메마른 땅바닥'이라는 뜻인 삿포로. 하코다테부터 비에이까지, 한적한 도시를 돌아왔더니 삿포로의 엄청난 '도시미'에 놀라버렸다. 삿포로 여행기에 빠지지 않던 삿포로 맛집 웨이팅 이슈도 바로 체감했다. 삿포로 3대 회전 초밥집 중 하나라는 <네무로 하나마루 스텔라플레이스점>에 설렁설렁 가서 웨이팅을 걸었더니 앞에 100팀! 삿포로는 만만치 않은 도시다.


오도리공원

도심 한 가운에 위치한 공원의 매력은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특히 1.5km의 긴 오도리 공원은 삿포로를 남과 북으로 나누는 기준선 같은 존재이자 삿포로 겨울을 밝히는 눈 축제 '삿포로 화이트 일루미네이션'의 메인 장소. 1981년, 오도리 공원 2초메에서 단 1,000여 개의 전구로 시작된 이 축제는 이제 수십만 개의 LED가 도시 전체를 감싸는 거대한 예술작품이 되었다. 독일 뮌헨시와 자매결연을 기념하는 '삿포로 뮌헨 크리스마스 마켓'도 오도리 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일상과 이벤트가 공존하는 오도리 공원. 동쪽 끝에 우뚝 서 있는 삿포로 TV타워 앞은 명실상부 최고의 포토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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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스마일

삿포로시가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 '삿포로 스마일'. 로고를 자세히 보면 'SAPPORO'라는 글자 아래에 입꼬리가 올라간 미소 모양의 곡선이 그려져 있다. TV타워 앞 로고에서 사진을 찍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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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JR타워 전망대

한 도시를 이해하기 위해 전망대 투어는 필수적. 타이베이에 101타워 전망대, 싱가포르에 마리나베이샌즈 전망대가 있다면 삿포로는 JR타워 38층에 있는 'T38' 전망대다. 계획도시 삿포로의 바둑판 같은 단정한 모습을 360도 모든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는 곳. 일본 대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가라시 타카노부(五十嵐 威暢)'가 설계한 화장실도 근사하다. 특히 남성 화장실 변기 앞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마치 하늘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삿포로 야경이 조금 더 아름다운 이유는 많은 가로등 조명에 오렌지색 나트륨등을 사용하기 때문. 일몰 30분 전에 전망대에 도착해 일몰과 야경까지 한 번에 즐기자. TV타워에도 전망대가 있지만 TV타워는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 더 아름답다는 것이 나의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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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자세한 정보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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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대학과 노벨화학상

201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홋카이도 대학. 홋카이도 대학 학부 출신인 '스즈키 아키라'는 팔라듐 촉매를 이용해 탄소끼리 결합시키는 유기합성 기술을 개발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Boys, Be Ambitious!)'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구의 시작도 홋카이도 대학이다. 1877년, 홋카이도 대학의 전신인 삿포로 농학교 부교장이었던 윌리엄 S. 클라크(William S. Clark) 박사가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며 남긴 작별 인사였던 것. 당시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가장 거칠고 척박한 땅이었기에 '이 거친 땅을 일구듯 너희의 인생을 씩씩하세 개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체 문장을 살펴보면 박사가 말한 야망은 권력이나 부가 아닌 '자기완성을 위한 순수한 열정'을 뜻한다.


학교 안 포플러 가로수길과 은행나무길이 유명해 산책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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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와 칼디 커피 팜

여행지에서 아름다웠던 것들이 집에만 오면 별 볼일 없어지는 경험을 여러 번 하고 나니 이제 내가 구입하는 여행 기념품의 80%는 먹는 것이다. 여행자 필수 코스 중 하나인 스스키노 메가 돈키호테는 최근 10년간 간 곳 중 가장 붐볐다. 5분 만에 정신이 혼미해지니 사고 싶은 물건 목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베스트 아이템은 고구마 스프레드와 라유소스. 각종 식재료를 취급하는 '칼디 커피 팜'의 레몬에이드 베이스와 각종 스프레드, 커피 드립백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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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티셔츠

먹을 것 말고 구입한 유일한 기념품은 홋카이도 한정판 유니클로 티셔츠. 삿포로의 상징인 니카상, 삿포로 맥주, 홋카이도 특산품 감자, 홋카이도 전용 편의점 세이코 마트, 삿포로 시덴(노면전차) 등이 그려진 특별한 티셔츠가 많다. 매장에 있는 태블릿을 이용해 직접 디자인도 가능하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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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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