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nghai Checklist: 상하이에서 하고 싶은 30가지 일들
샤오홍슈를 들여다보다 발견한 1933라오창팡. 무채색의 콘크리트 공간 안에서 멋들어지게 사진을 찍는 MZ들을 잔뜩 발견. 이곳은 뭐지? 호기심이 일어 첫 번째 숙소 브로드웨이 맨션스에서 자전거를 탔다. 10분쯤 후 도착한 회색 건물. 도축장을 개조해 예술 단지가 된 공간, 1933라오창팡 되시겠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만난 이색적인 느낌의 스타벅스와 군무 중인 아주머니들.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광경에 이곳이 중국임을 새삼 실감한다.
영국 건축가 발파우어(Balfours)가 설계한 1933라오창팡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면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했다. 가공하지 않은 콘크리트의 거친 질감과 구조 자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건축 방식인 브루탈리즘의 정수를 보여준다. 현재는 카페와 레스토랑, 전시 공간, 디자인 관련 사무실 등이 들어섰다. 오묘한 느낌의 건물은 미로처럼 기묘하게 이어진다. 서로 다른 층을 연결하는 수많은 공중 다리가 이곳의 하이라이트인데 가축의 이동 동선을 고려해 설계된 다리다. 별생각 없이 보면 별거 아니지만 이 다리가 예전에 소들이 걷던 다리라고 생각하면 특별해진다. 아는 만큼 보고, 그만큼 느낄 수 있는 여행. 평일 오전의 옛 소 도축장에는 햇살과 나, 열정적으로 촬영을 하고 있는 남성 코스어들이 계셨다. 너무 완벽한 분장이라 감탄이 새어 나왔다. 마치 심이가 자주 하는 게임 주인공으로 회색 콘크리트 세트장에 초대된 느낌. 일부러 찾아갈 만한 공간은 아니지만 근처를 지난다면 잠시 예전 이곳을 지나던 소를 상상하며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