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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ver is Anywhere Sep 03. 2024

캐나다 워홀 정착을 위한 상식

모두에게 완벽한 준비의 기준이란 없다.

4. 초기 정착비용과 기본 상식


초기 정착비용이란, 일을 구하기 전까지 렌트비, 식비, 교통비를 포함한 모든 생활비를 의미한다. 사실 이 비용은 사람들의 상황별로 삶의 질에 대한 기준별로 많이 다를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꽤 터프한 스타일이라 돈을 아끼는 대신 불편함을 참아야 하는 상황들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었다. 그래서 한 달에 사용할 비용에 대해서도 꽤 미니멈 하게 잡았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첫 달은 돈이 많이 든다. 이거 저거 등록도 해야 하고, 월세 디파짓(보증금)도 얹어서 내야 하며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도 생기게 마련이다. 그곳의 물가에 익숙해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히 첫 달의 지출예상 금액은 1.5배 정도로 잡았던 것 같다.


식비나 다른 비용들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조율이 가능하지만 렌트비용은 절대적으로 매달 빠져나가는 가장 큰 고정비용이다. 정보 관련 사이트에서 어느 정도 가려고 하는 도시의 렌트 비용을 파악하고 그 기준으로 식비와 기타 생활비들을 계산해서 초기 정착비용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나는 초기정착비용을 열심히 모으던 2015년에 우연한 기회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다녀오게 되는 바람에 더 넉넉한 돈을 준비하지는 못했지만, 이상적으로는 최소 무직상태로 4-6개월 먹고살 돈은 준비해 오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정이 안된다면 최소 2개월 정도라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집을 구할 때 상식 및 주의사항


2016년 초 기준으로 대략 무직인 상태로 2-3개월은 버텨보겠다는 생각으로 들고 간 게 대략 4200 달러(한화 400만 원 정도)였다. 사실 지금 기준으로는 말도 안 되게 적은 금액이다.(당시 기준으로도 꽤나 적은 금액이다) 내가 정한 도시는 캐나다 중부에 위치한, 상대적으로 월세가 저렴한 편인 위니펙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운타운 부근의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룸메와 함께 공유하는 수준의 공간이라 400달러(한국돈으로 38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의 밴쿠버 룸렌트 기준을 살펴보면 월세가 최소 1000에서 3000달러 정도 된다. 


내가 여기서 언급한 월 1000달러짜리 방은 방이 아닌 거실에 파티션을 세워서 지내는 정도의, 방 두 개짜리 집에서 네댓 명이 사는 수준의 공간을 뜻한다. 특히나 콘도나 아파트에서 룸쉐어를 하는 경우, 그 건물에서 서블렛(Sublet)을 주는 것이 불법인 경우가 많다. 서블렛이란, 한 사람이 집주인으로부터 월세로 계약을 한 뒤, 그 공간을 다른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쓰게 렌트를 내주면서 이익을 챙겨가는 케이스를 말한다. 주로 다운타운에 있는 콘도 룸쉐어의 경우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불법임이 드러나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급하게 쫓겨나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니 무조건 저렴하다고 무턱대고 들어가기보다는 꼭 콘도의 규정에 부합하는지, 자신이 계약하는 상대가 집주인인지 반드시 확인하자.(잘못하면 자신의 과실과는 무관하게 쫓겨나는 일들이 생긴다) 본인이 집주인으로부터 직접 전체 콘도 유닛을 렌트하는 경우에는 최소 월 2000달러이상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도시 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다운타운쪽이 좋겠지만 상태적으로 월세가 비싸기 때문에 같은 가격에 주어지는 공간의 사이즈나 자유도가 많이 제한된다는 걸 감수해야 할 것이다. 다운타운 쪽에 살기로 결정했다면 가급적 노숙자와 약쟁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유명한 East Hastings(이스트 헤이스팅스) 부근은 피하는 걸 추천한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지하철 같은 SkyTrain은 1 존부터 3 존까지 지역별로 티켓 비용도 다르다. 밴쿠버는 북미 도시 치고는 대중교통이 꽤 잘 되어있는 편인데, 한국과 비교하면 가격이 꽤 비싸다. 때문에 다운타운 밖의 집을 구할 때에는 특히 가까운 지하철과 타깃으로 하고 있는 회사나 가게들이 어느 존에 위치하고 있는지 참고하면 좋다. 특정 직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 월세가격을 절약하고 싶다면 다운타운 밖의 역세권 집들 중 걸어서 장보러 갈 마트가 있는 곳이 좋다. 한인 식재료를 자주 사는 사람이라면 로히드(Lougheed) 부근의 지역도 꽤 추천할만하다. 


한국과 달리, 캐나다에서 렌트는 보통 매달 1일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인터넷으로 렌트를 구하더라도 그 달의 1일까지 호스텔이나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렌트의 경우에는 조금더 유연하게 운영되는 것 같다. 한국과 달리 보증금은 두달치 정도라고 보면 되고, 디파짓(예약금)은 렌트비의 반정도를 보통 내게 된다. 어쨌든 사진만 보고 일단 묵을 숙소를 정하는 일에는 큰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우밴유에 올라오는 룸렌트가 아마 그나마 편하고 믿을만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서블렛인지 아닌지는 꼭 확인하자) 첫 몇달간은 이사를 두어 번 하게 되어도 자신에게 맞는 거주지역이나 거주형태를 알아간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첫 몇달은 영어를 위해 한국인과의 접촉 없이 비한국인 룸메들과 살아보고자 했었다. 하지만 다른 문제들이 발생했는데 바로 문화적 차이였다. 한국인 룸메와는 적어도 함께 사는 공동거주인으로서 배려해야할 기본적인 상식이라는 것이 통용되고 불편하면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의 경우 집안살림과 라이프 스타일의 기준이 완전히 다를 수도 있고, 낯선 음식냄새로 서로 불편할 수 있다. 나는 결국 몇달의 시도 끝에 결국 "나의 상식"과 비슷한 한국인 룸메를 구하기로 했고, 서로의 정착에 도움이 되기 위해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기로 했다.   




- 장보기


캐나다엔 여러 마트가 있는데 마트 종류로 기본 가격 형성에 다소 차이가 있다.


1. 가격대가 저렴한 대형마트: Canadian Superstore, Walmart, T&T(중국계 아시안마트), No Frills

2. 가격대가 살짝 비싸지만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좋은 대형마트: Safeway, Save on Foods, Whole foods, Thrifty, H-mart(한아름마트, 북미 한인마트 체인),  Hannam Mart(한남마트, 밴쿠버 한인마트 체인)

3. 드럭 스토어 기반 신선채소/육류등을 제외한 간단한 장보기 가능한 마트: Shoppers, London Drugs


이외에 Costco도 있지만 멤버십 비용이나 가격을 고려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식구가 여럿이거나 대량구매가 아니면 큰 메리트는 없다고 생각한다.




- 식비와 외식, 팁문화에 대해서


밴쿠버에서 팁은 보통 15-20%를 내는 편인데 보통 어떤 레스토랑인지에 따라 기본값이 다르다. 음식점에서 먹지 않고 픽업을 하는 경우에도 팁을 굳이 내지 않아도 된다. (물론 계산할 때 팁 내는 섹션이 뜨긴 하지만 무시해도 된다) 저렴한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엔 15%, 가격대가 중간정도인 레스토랑의 경우엔 18%, 높은 가격대의 레스토랑의 경우 20-25%까지 올라간다. 장볼 때의 가격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외식의 경우 택스에 팁까지 붙으면 뭐든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돈을 세이빙할 생각이면 외식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 좋다.  




5. 현지 취업 관련 정보수집



몇 가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 어학원, 유학원 사람들의 이야기 얼마나 믿어야 할까

내가 캐나다 워홀을 준비하는 일 년동안 몇몇 유학원 어학원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나 스피치 등을 찾아가 본 적이 있다. 가서 좋은 정보를 듣고 준비하는 것은 추천한다. 하지만 그전에 한 가지 꼭꼭 기억해둬야 할 것이 있다. 유학원, 어학원 관계자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그러한 행사를 하는 이유는 당신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상품을 파는 "판매자"일 뿐, 개개인의 욕망과 꿈을 실현시켜 주기 위해 상담하는 "멘토"가 아니다. 당신이 남들과 다른 도전, 색다른 시도를 해보려 의견을 물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수십 년의 캐나다 경험과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건 불가능하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가진 유학원 시스템, 어학원 시스템을 통해 학교를 가고 어학연수를 해야만 캐나다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으리라고 무의식에 거짓된 정보를 심으려 한다. 유학원은 당신의 마음을 '안심시키는'데 도움이 될 뿐이지 진정한 독립성과 영어실력을 키우는 것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 (참고로 내 주변에서 어학원을 통해 엄청난 실력향상을 하게 됐다는 케이스는 아직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마치 성공적인 캐나다 생활을 보장해 줄 듯한 확신으로 자신들의 상품을 팔지만, 결과에 대해 절대 책임져주지 않는다. 


특히나 생활비나 예산이 적은 상황이라면 나는 굳이 캐나다 어학원을 다니는 것을 시작으로 워홀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영어공부는 한국에서, 혹은 온라인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 돈을 많이 쓰는 것과 영어실력 향상에는 절대적 상관관계가 없다.  정말 어학원이 당신에게 정말 필요한건지, 불안함을 잠재우고자 하는 심리적 소비인지 잘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 한인 커뮤니티, 한인 비즈니스의 장단점

아무런 정보를 모르는 도시에서 한인커뮤니티의 도움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사실 영어에 완벽하게 익숙하고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워홀을 준비하는 데에 있어 한인 커뮤니티만큼 현지정보를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을 것이다. 소통이 편하고, 일 진행속도가 빠르며, 비교적 믿을 수 있다. 나도 여전히 필요할 때엔 종종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편안함은 우리는 더 큰 물 밖으로의 가능성의 확장을 뻗어갈 기회를 차단하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라는 것을 항상 인지해두려고 한다. 

결국 우리 대부분이 워킹홀리데이에서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영어환경에 조금이라도 더 익숙해지고, 현지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의 한계를 확장시키는 일일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의 도움을 받는 것은 여전히 Comfort zone에 머무르는 기분이다. 이왕 해외에 나온 거, 기회 될 때마다 실수하고 손해 보더라도 조금씩 벗어나는 연습을 최대한 많이 해본다면, 그만큼 스스로의 세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될 것이다.




밴쿠버 그라우스 마운틴에서의 첫 스노우슈잉. 밴쿠버는 여름도 겨울도 각각의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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