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 가는 길
마추픽추로 가기 위해 쿠스코의 숙소를 나섰다.
비가 오는 가운데 미니버스 같은 흰색 버스에 올라탔다.
차는 구불구불한 좁다란 길을 따라 마치 부산의 산복도로를 오르듯 자꾸만 올라간다.
비행기로 가슴 철렁하게 순식간에 내려왔던 쿠스코 시내를
이제 작은 버스로 쿠스코의 도심 외곽을 거쳐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이다.
쿠스코는 해발 3000M가 넘는 산속에 분지 같은 곳으로 사방이 산 위로 둘러쳐 있다.
그 산들 꼭대기까지 집들이 부산의 감천마을처럼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산복도로 같이 구불구불한 도로 주변을 따라 집들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었다.
쿠스코가 야경이 아름다운 이유가 이 집들에서 나오는
불빛 때문이라는 것에 마음 한편으로 애잔한다.
붉은 황토벽에 기와지붕, 비포장 골목들
이상하게도 인디오들의 동네가 그리 낯설지가 않았다.
70,80년대 우리나라 시골에 풍경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이다.
올라 갈수록 건물과 가옥구조가 소박하고 초라한 모습에서
인디오들의 생활상이 어떠한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차가 도시의 끝 지점에 오르자 새로운 신세계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광활한 초록의 고산 평원, 저 멀리 검푸른 거대한 산들,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장쾌한 풍광,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는 전경이다
‘이것이 바로 안데스 산맥의 고산평원의 모습이구나!’
호기심과 흥미로움으로 눈을 창밖에서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의 세상 위에 잔잔한 호수들,
그 사이에 자라난 넓은 야생화군락들, 평안함과 아련함이 함께 느껴져 왔다.
아주 저 멀리 서 있는 웅장하고 거대한 산자락들
산을 좋아하는 나는 그 모습에 푹 빠져 들기에 충분했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가는 길은 안데스 고산평원 위를 가로질러 나있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주도로지만 도로 사정은 그다지 좋지가 않다.
지형이 생긴 데로 구불구불 한 도로,
아찔한 절벽을 지나는 도로 옆에 가드레일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
남미는 차들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대형 사고들도 많이 난다는 뉴스를 듣고 왔다.
우리가 탄 차도 운전기사도 커브길에서 중앙선도 무시하고
그냥 감아 달리는 모습을 보고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살펴보니 이곳에 운전기사들끼리 통하는 룰이 있어 보였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탄 차는 아래쪽으로 서서히 내려가기 시작한다.
마추픽추는 쿠스코 보다 해발이 낮은 곳에 위치해 있다.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서는 안데스의 깊은 협곡 사이를 한참을 통과해야 한다.
이 협곡이 잉카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우르밤바 계곡이다.
우르밤바 강이 흘르고 흘러 마추픽추가 있는 산을 감아 돌아 멀리 아마존으로 들어간다.
우루밤바 계곡은 잉카인들의 삶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고산지대 신기한 염전과 잉카인들의 과학적인 작물시험장 모라이(Moray)등이 있다.
우르밤바 계곡은 고대 잉카인들의 삶을
온전하게 계승한 인디오들이 살아가고 있는 흥미로운 곳이다.
동네에 수 백 년 전, 잉카시대에 돌을 깔아 만든 길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
돌 사이로 흐르게 한 물도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차는 마침내 한 곳에 도착했다.
성스러운 계곡의 첫 번째 마을 ‘오얀따이탐보’이다.
잉카인들이 스페인군을 피하여 깊이 숨어 들어와 최후 항전을 준비했던 곳이다.
창밖을 보니 마침 장날처럼 보였다.
전통장 같은 넓은 터에 인디오 전통 옷을 입은 남녀노소로 가득했다.
일정상 들어가서 돌아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 밤을 자고 천천히 둘러보며 잉카인들의 역사와 숨결을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아쉽게도 우리는
마추픽추로 가는 기차인 잉카트레인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