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작가 위화(余華)의 2017년 산문집이다.
그의 글 가운데 문학과 음악에 대한 사유를 모았다.
책에 실린 글의 작성 시점이 중요하다.
인터뷰는 1994년의 일이고, 글은 1995년부터 2001년 사이에 쓰였다.
1960년생인 위화를 떠올려 보면, 이 책은 다름 아닌 ‘청년 위화’의 기록이라 해도 좋다.
우리는 여기서 작가(writer) 이전의 독자(reader)이자 청자(listener)인 위화를 만난다.
그리고 그의 읽기와 듣기가 어떻게 한 작가의 내부를 형성해 갔는지 지켜보게 된다.
위화는 이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보고하듯 써내려 갔다.
어떤 때는 문학과 음악의 세계를 넘나드는 전문 평론가처럼,
또 어떤 때는 물음의 답을 찾아 끝까지 파고드는 탐구자처럼.
거기에는 감성이나 상상, 허구의 ‘소설 같은 글’은 보이지 않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이십 대부터 시작된 위화의 치열한 독서사를 지켜보며
“작가는 다른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묻게 된다.
동시에,
클래식 음악을 들으려 마련한 오디오 앞에서
차이콥스키를 다시 읽는 서른네 살의 위화를 떠올리며
그가 말하는 “음악의 서술(narrative of music)”이 무엇인지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면 우리는
위화의 대표적인 두 소설, <인생>(1993)과 <허삼관 매혈기>(1996)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도 거듭 상상하게 된다.
그 단서를 찾기 위해, 책을 좀 더 꼼꼼히 들춰보게 된다.
그만큼 이 책은 독자에게 혹은 소설가를 지망하는 사람에게
거장 위화의 솔직한 고민과 자기 발견의 순간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의 글쓰기와 창작론,
특히 그의 지적 수련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살펴봐야 할 책이다.
위화의 이 한마디에 이 책의 이유가 다 담겨 있다.
“모든 독자는 자신의 독서사로 자신의 문학사를 편찬한다.”
그의 말처럼 독자는 누구나 저마다의 경험과 느낌으로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읽기를 통해 자신의 문장과 생각을, 나아가 자신의 생을 펴낸다.
그래서 나의 경험과 느낌은 여기까지로 하면 좋겠다.
나머지는 각자의 독서사가 이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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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영향은 작가를
점점 더 ‘자기 자신과 닮게’ 만들 뿐,
결코 ‘다른 누구와 닮게’ 만들지는 않는다."
-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