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율동 고양이, 몽테 그리고 월명동 고양이

by 별들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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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몽테’라는 녀석이 자주 놀러 온다.

어김없이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 번은 꼭 들른다.

그리곤 말한다*.

배고파, 밥 줘!

밥을 주지 않으면 무작정 기다리는

그 녀석은 길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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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며칠이 되지 않아

나타나기 시작했으니 안면을 튼 지 4년째다.

녀석은 까맣고 흰옷을 입고 있는데

흰 부분이 깨끗한 것을 보면 엄청난 깔끔이가 분명하다.

거기에 새침하기까지 하다.

밥을 먹고 나면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진다.

올 때도 소리 없고, 갈 때도 소리 없다.

깜빡하고 사료를 제때 시키지 못했다.

거기에 택배사가 늑장 배송을 했다.

그러는 밤새, 그리고 아침까지 밥그릇이 비어있자

녀석이 방충망을 통해 안을 노려보듯 쳐다본다.

그렇게 녀석은 집요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나는 몽테의 눈을 바라보지 않는다.

그의 밥과 물그릇이 비면 그 안을 채울 뿐

먹거나 말거나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나를 바라보는 그 녀석의 눈빛도 경계 태세다.

한 번도 동그란 눈동자를 보여주지 않는다.

배가 고프면 내가 나올 때까지

몇 시간을 기다릴 뿐 울지도 웃지도 않는다.

그렇게 서로 데면데면하는 게 편하다.

사랑이니 정이니 가여움이니 하는 것으로

선을 넘지 않는 적당한 거리의 사이, 그게 좋다.

나에게 적응하지 않는 녀석이 좋지만,

계속 사료를 주문하고 간식을 줄까 말까 고민하는 나는 이미 녀석에게 붙잡혔다.

사료를 포장해 온 종이 박스를 버리지 않고

문 앞에 두었더니 녀석이 그 안에 들어가 잔다.

녀석은 잘 때 자고, 먹을 때 먹는다.

그래서 몽테다.

몽테뉴의 고양이 몽테다.

잠든 모습이 귀엽기도 요염하기도 애처롭기도 하다.


여러 번 인용한 이 문장,

난 몽테뉴의 이 말이 사실이라 믿는다.


“내가 고양이와 놀 때,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소일하는지,

고양이가 날 데리고 소일하는지, 누가 아는가?”


몽테가 요즘 외롭다.

남친이 바람났는지 요즘 다른 녀석과 지낸다.

그 틈을 타고 웬 시커멓고 사나워 보이는 녀석이 몽테 주변을 맴돈다.


내가 몽테를 데리고 노는지, 몽테가 나를 데리고 노는지, 알 수 없다.

몽테 이름이 몽테인지, 소피(Sophie)인지, 그저 야옹이 1인지, 알 수 없다.

몽테가 브런치스토리의 다음 연재에 등장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content.jpeg 사랑놀이 중인 몽테의 전 남친(노랑이)





*. 말은 입으로만 하지 않는다. 온몸으로, 눈으로 표정과 몸짓으로도 말한다.



둔율동에는 이 동네 고양이에게 밥과 간식을 제공하는 아저씨가 있다.

희한하고 부럽게도 고양이들은 이 아저씨를 잘 따른다.


월명동에도 고양이가 많다.

이를 책에 담았다.

김용선 작가의 <월명동 고양이>.


"월명동이란 달이 밝은 마을, 달빛마을이다.

달빛 아래엔 사람들만 사는 게 아니라 고양이들이 노닌다..."


달빛 아래 고양이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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