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올이 풀리다

by 별들의강


책을 뒤적이는데 툭, 무언가 떨어졌다.

책갈피다.

르누아르 그림에 붉은색 리본이 달린,

클래식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책갈피 주인은

책을 읽다 깜빡 잊고 반납한 걸까,

아니면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을

다음 독자를 위한 깜짝 선물을 남긴 걸까.


책을 반납할 때

이 책갈피를 그대로 두어야 할지,

빼내야 할지.

괜히 잠시 기분 좋은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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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으로 된 책갈피는

오래되면 끝단이 풀어진다.

사람들은 그 상태 그대로 사용한다.

언젠가는 완전히 풀려 버릴 수도 있을 텐데,

왜 그냥 놔두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풀린 끝을 한 번 묶어주었다.

이제는 더 이상 풀리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귀찮았거나,

중요하지 않다 여겼거나,

아직 괜찮다 생각했을 것이다.


벌써 2월의 끝을 향한다.

겨울을 보내기 아쉬운지 창밖엔 눈발이 날린다.

눈이 내린다고 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풀린 책갈피 올을 매듭짓듯,

2월이라는 이 짧고도 소중한 시간도 잘 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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