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내가 브런치에 두서없는 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8년의 세월 동안 발레를 배우며 느꼈던 각종 희로애락을 정리하며 마음을 가다듬고 싶기도 했고,
한창 뚝배기 끓이듯 지속해서 이어진 발레에 관한 관심과 애정만큼 더는 발레를 하지 않는 나에 대해 복잡한 감정의 매듭을 푸는 회복인것 같기도 하다.
나는 단순히 성인 취미발레를 배우며 발레 동작에 대한 설명이나 순서, 어떻게 근육을 쓰는지 등의 정보 전달의 이야기를 주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럴 수준도 아니다.
그냥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고, 나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이 발레를 배우고 성장하면서 부딪친 어려움, 상처 등을 조심스럽게 풀어보고 싶었다.
앞선 글에서 나는 발레에 깊게 빠지지 않았기에 오랫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물론 당시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랬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자각하지 못했을 뿐
꽤 많이 좋아하고 빠져서 했던 것 같다.
정규수업을 듣고, 작품반도 별도로 수강하고, 발레단 출퇴근하듯 매일 매일 학원에 가서 공연 연습을 했다. 주말 반납은 물론이거니와, 그만큼 매달 학원에 내는 수업료도 상당했다.
퇴근 후 수업에 들어가기 전 남는 시간 동안 단골 카페에 가서 항상 미리 발레 동작을 외우곤 했다. 수업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해 스트레칭은 필수였다.
나에겐 그냥 일상적이고 매번 해오던 패턴이었기에 당시엔 딱히 특별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완벽주의자인 나는 그 정도 노력과 행동은 당연한 거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전공생도 아닌데, 일반적인 수준의 취미를 위한 평범한 정성은 아니지 않나 싶다. 많이 노력했고, 잘 하고 싶었던 거였다.
그리고 잘 하고 싶었던 생각 뒤에는
그것이 어떤 종류의 인정이었는지는 좀 더 고민해보려고 한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무너지고 그동안의 내 노력과 정성과 시간과 신뢰, 인간관계 등 복합적으로 모든 것이 가치 없고 부질없다고 생각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난 발레를 그만두었다.
아직 풀어야 할 감정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며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발레뿐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알게 되고 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지금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