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lla Nov 05. 2019

04. 레오타드만 안 샀어도

3개월을 버티니 못 하는대로 익숙해졌다


너무 힘들었다...

세상에 이렇게 힘든 운동이 있나 싶었다.     

스트레칭도 안 되고, 근력운동은 더더욱 안 되고, 윗몸일으키기와 하복근 운동은 몇 개 하지도 못하고 끙끙 거렸다. 사실 나는 몸을 쓰는 쪽으로는 전혀 재능이 없었다. 아니 재능은커녕 평균수준도 못되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에 관련된 것 중 잘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 

학창 시절 100미터 달리기는 20초였고, 오래 달리기는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피구를 해도 공을 잡거나 던지는 시도는 자살 행동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에 친구들 뒤에 숨어 공 피해 다니기에만 최선을 다했다.      

순발력, 지구력 둘 다 그냥 없다.               

집안 내력인가. 우리 집 식구들 중에도 운동에 두각을 보인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특히 그 때는 몸의 균형도 무너져 있고 근력과 체력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쌩으로 운동을 하러 갔으니 더 힘들고 어렵게 느껴졌던 것 같다.               




몇 주간 수업을 받고 역시나 소파에 뻗어서 천장을 보며 생각했다.      



아...발레는 내가 감당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 못할 것 같아. 그만둘까?     

아...그러기엔 레오타드랑 슈즈 산 게 너무 아깝다.      

한 달만 더 다니자.                                   


그 다음 달에도 생각했다. 그만둘까?     

아...그러기엔 레오타드랑 슈즈 산 게 아직 너무 아깝다.     

3개월만까지만 다니자.               




하지만 신기하게 횟수가 쌓이면서 점점 몸이 적응을 해 갔다!     

영 몹쓸 몸은 아니었나보다.                


여전히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은 못했지만 못 하는 대로 익숙해졌다.     

이해 안 되던 발레 용어와 동작도 조금씩 익숙해졌다.     

소파에 뻗어있던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               




음...이 힘든 걸 3개월이나 버텼는데 그만 두기 아깝네.      

이제 좀 익숙해졌는데 계속 다녀볼까?




ballet#7







작가의 이전글 03. 첫 수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