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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ya Apr 23. 2019

작은 일이라도 메모하자

사회 초년생 탈출하기_1 작은 일이라도 메모하자

  “성공한 사람들은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대학 교양 강의 때 모 교수님은 ‘습관’의 중요성을 엄청나게 강조하셨다. 너무 강조를 많이 하셔서 '습관이 중요하구나.'라고 아예 각인이 되어버렸다.


  사실 학교 다닐 때는 습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학생 때는 과제, 시험을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학점을 따고, 대외 활동도 열심히 하고, 스펙도 열심히 쌓고,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됐다. 그러면 잘하는 학생,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 됐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나’에 대한 고민은 전혀 하지 않았고,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은 표면적으로만 받아들이는 데 그쳤다.


  나름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회인이 되고 보니 이것은 명백한 착각이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나의 나쁜 습관들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했다. 더욱 뼈아팠던 것은 약속이나 한 듯 모든 분들이 같은 걸 지적했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그 잘못된 습관들로 인해 업무 처리가 어그러지면서 정말 아차 싶었다. ‘아, 습관이 정말 중요하구나!’


  더 이상 신규직원이 아니라는 불안감(?) 때문에 어떤 직원으로 성장해야 하나, 내가 과연 책임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히자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퇴근 후에도, 주말에도 자기 계발로 일주일이 빼곡했는데 퇴근 후 잠만 자는 방탕한(?) 생활을 했다.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습관’이라는 단어가 문득 떠올랐다. 적어도, 감사하게도 주변 분들이 지적해주었던 습관들만 고쳐보자고 다짐했다.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 아니, 좋은 습관을 어색하지만 만들어나가는 것. 그것에서부터 고민이 해결되리라.


  이쯤에서 나의 나쁜 습관 고백을 시작할까 싶다. 인사이동이 난 직후, 나를 좋게 봐주셨던 선배는 나에게 “상사가 지시하는 작은 일이라도 메모해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렇다. 나는 작은 일이고, 촌각을 다투는 급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메모하지 않고 순간 기억만 하고, 그러다 다른 일이 생기면 잊어버리는 굉장히 나쁜 습관이 있었다. “제가 해드릴게요.”라고 말만 해놓고 해놓지 않는 거짓말쟁이 직원이었던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내가 늘 속아 넘어가는 덫이 하나 있다. 상사는 늘 “시간 있을 때~”라는 단서를 붙인다. 그러면 나는 ‘아, 급한 일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고 덫에 걸린다. 상사와 나 사이의 일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알고 보니 상사가 지시한 그 일이 거래처와 관계된 일이었고, 게다가 ‘시간 있을 때’라는 말 뒤에 숨겨진 마감 시한이 있는 일이라면 정말 큰일이다. 불행히도 나는 전자와 후자의 일을 모두 겪어 보았다.


  잊지 말자. 상사가 “시간 있을 때 이것 좀 처리해줘.”라고 한다면, “언제까지 하면 될까요?”라고 꼭 물어보자. 아니면 “수요일 오전까지 해도 될까요?”라고 선수를 치자. 상사로부터 육하원칙에 깔끔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부정확한 지시를 받으면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한다. 만약 내가 상사가 된다면 ‘시간 있을 때’라는 말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지시받는 입장에서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배려받는다고 생각했는데 당해보니(?) 결코 배려의 말이 아니다. 부정확한 지시는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원론적인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메모는 역사적인 인물들도 중요시했던 습관이다. 특히 내 기억 속에는 에디슨의 메모가 강렬하게 남아 있다. 그가 메모한 노트만 3천4백여 권이나 된다고 한다. 그에 비할 바 안 되는 내 책꽂이를 보며 ‘에디슨의 메모 노트는 엄청나다던데.’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에디슨까지 가지 않아도 몇 년 전 봤던 모 업체 대표님의 빼곡한 노트를 보며 ‘대표는 그냥 되는 게 아니구나.’라고 느끼기도 했다. 그렇다. 메모가 중요하다는 걸 일찌감치 알면 뭐하나. 해야지. 작은 일이라도 메모하자. 특히 상사의 지시를 메모할 때는 육하원칙에 조금이라도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한 번 더 물어보고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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