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싱크대

by 리유

'꽃게찌개 했는데 먹으러 올래?’

주말 아침 일곱 시부터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두 눈 비비며 일어나 핸드폰을 드니
미안한 듯 한 엄마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 아이들과 남편을 데리고 엄마 집에 도착하니
달큰 구수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여섯 명이 둘러앉아 하하 허허 웃으며
뜨신 밥으로 따순 마음 만들고
밥값 하겠다며 고무장갑 끼고 섰는데..

앞에 보이는 싱크대가 유난히 닳고 닳아 보인다.




내가 중학생 때부터 살던 집

어느덧 30년이 된 이 싱크대에서
엄마는, 아빠는 우리 자식들 밥 해 먹이느라
얼마나 많은 수만큼의 재료를 다듬고 설거지를 하셨을까.

수천, 수만 번은 더 문질러져 허연 은색을 띈 싱크대가
그 세월을, 그 애씀을, 그 사랑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해지는 그런 주말 아침이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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