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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울려 퍼진 춘식이

by 리유


독서실 마냥 조용한 사무실. 지이잉 진동소리가 울린다.


얼른 핸드폰을 들어 낮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엄마아~~!!"


아이의 귀염 뽀짝한 목소리가 메마른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얼른 볼륨을 낮추며) 어.. 응"

"(여전히 해맑다) 엄마아~!! 우리 크리스마스 때 케이크 먹기로 했잖아~"


"아.. 응. 그랬나?"

"으응!! 우리 약속, 도장, 복사, 코팅까지 했잖아~"



앞에 앉은 김 주임이 풉 소리를 내며 웃기 시작했다.

나는 입을 한쪽 손으로 가린 채 조용히 다시 물었다.



"엥? 그랬어? 무슨 케이크?"

“춘식이 케이크"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작은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어떤 거?"


잠시 후, 아이는 호흡을 가다듬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춘! 식! 이!!"




아…. 아이의 쨍한 소리가 고요한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우리 팀에 춘식이 한 마리가 들어앉은 듯했다.

팀원들의 어깨가 들썩였다. 풉. 큭.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아이에게 알겠다며 전화를 끊고 아무렇지 않은 듯, 팀장모드로 돌아가 키보드를 다시 두드리는데..

잠시 후 차장님으로부터 메신저 하나가 도착했다.



"팀장님, 회사 앞 파리바게트에 춘식이 케이크 팔더라고요."



아……







*사진출처 - 파리바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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