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겁쟁이

by 까미

새가 지저귀는 아침, 나는 두려움을 삼킨 채 일어났다.

기다렸지만, 동시에 두려웠던 개학.

떨리는 심장을 숨기며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선다.

차가운 공기가 폐 속을 파고들었다.

학교에 도착한 순간, 나는 생각했다.

—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

아니, 그냥... 잠시라도 쉬고 싶었다.

교실 앞에 다다르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1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잖아.

그 의문을 억누른 채 문을 열었다.

순간, 모든 시선이 나를 향했다.

두렵다. 어지럽다.

머리가 하얘진다.

이상해... 역시, 뭔가 잘못됐어.

자리로 도망치듯 앉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처음 보는 얼굴들.

그들은 이미 서로를 알고 지낸 듯,

벌써 무리를 지어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중엔 내가 알던 얼굴도 있었다.

하지만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아니, 할 수가 없었다.

온몸의 세포가 거부하는 기분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조심스레 인사했다.

그렇게라도 해야 전보다 조금은 나아질 거라 믿었다.

그 친구와 짧은 대화를 나누며,

마음 한구석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듯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였다.

그래, 괜찮아질 수도 있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몰랐다.

나는 그저 어리석은 사람이었다는 걸.

며칠이 지났다.

반은 점점 큰 무리로 뭉쳐갔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아니... 아직 늦지 않았던 그 순간에도,

나는 말을 걸 수 없었다.

왜지?

왜 그런 거지?

그 의문은 점차 마음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심장은 전보다 빠르게 뛰었고, 숨은 거칠어졌다.

앞이 점점 하얘졌다.

여자애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마치 나를 비웃는 것 같았다.

그 소리가, 듣기 싫었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역겨움이 결국,

나를 도망치게 만들었다.

누군가에게 쫓기듯,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달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도 없는 화장실이었다.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는 순간, 속이 뒤틀렸다.

억울했다.

왜 나만 이렇게 서 있어야 하지?

한심했다.

내가 왜 이런지도 모르겠다.

결국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슬픔도, 아픔도, 기쁨도 아닌—

그저 공허함과 허망함뿐이었다.

주저앉아 한참을 울부짖었다.

그러나 세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 울음은 그저, 바람이 되어 흩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