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잘 되는 법이 있긴 있나요?
#너를 기다리며5
미처 지우지 못한 엄마의 검색기록에서 '임신 잘되는 법'이 뚜렷하게 발견됐다. 엄마가 보았던 내용들이 궁금하여 나도 그 기적의 문구로 검색을 해본다. 임신을 간절히 원하니 임신 성공 후기가 나에게는 마치 용비어천가처럼 느껴진다. 믿거나 말거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용비어천가가 내가 하는 행동과 몸짓이 임신가능성을 1%라도 높일 수 있다면 기꺼이 그 방법을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보수집을 해보았다.
먹는 것
- 추어탕, 소고기
- 흑염소즙, 복분자원액, 포도즙, 부추즙, 쑥즙
- 견과류
- 시금치, 야채, 채소
운동하는 것
- 걷기 운동
- 필라테스
미신
- 아기 덧신 놓기
- 그런데 삼신 할머니가 집안에 아기용품있으면 이집 애 있는줄 알고 안주고 가신다고 한다
- 임신 스트레스 받지 않기
임신 잘 되는 방법을 찾아보고 실천하는데 이거 뭔가 결혼하기 전 다이어트와 비슷하다. 술, 커피, 몸에 해로울 것 같은 가공식품들과 배달음식을 줄이고 신선한 야채, 채소, 과일들을 먹고 비타민과 엽산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작년 11월 달부터 끊었던 필라테스를 3개월 동안 하고 코로나로 인해 잠시 멈췄다. 3개월 뒤에는 임신해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3개월을 끊었지만 여전히 임신 고군분투기는 진행 중이다. 멈춘 기간에는 걷기 운동을 했다. 아파트 주위를 세 바퀴 돈다. 그러면 하루 만 보가 채워진다. 필라테스가 몸을 움직여서 땀을 빼는 느낌이라면 걷기 운동은 마음 정리하는데 탁월하다. 직장에서 마무리 되지 않았던 감정들, 나의 미래, 우리의 미래, 내가 하고 싶은 것들, 브런치에 남기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걷다보면 한 시간이 훌쩍 간다. 현재 여전히 걷기 예찬 중이다.
남편의 돌 사진이 너무 귀여워서 시댁에서 들고왔다. 거실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삼신 할머니 미신을 듣고 서랍장 구석에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뭇사람들은 아기 덧신을 놓으면 아기가 신으러 찾으러 와준다고 하는데 집안에 아기 용품을 들여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 임신 스트레스는 어떻게 안받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나의 삶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