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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광호 Dec 19. 2019

다문화주의자_2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송우석이 말했다. “말씀하신 분야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참여를 최소화시킨다면 한국인의 일자리 수만 개가 창출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주조업이나 농업 같은 영세한 분야가 한국인 고용에 따른 임금상승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요? 다 감당할 수 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데 감당하지 않고 싼 값에 이주노동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있을 뿐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싹 빠지면 농업과 주조업이 아예 멈춰 설 것 같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런 일 대신 그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지불이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상승한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사업장들도 생겨나게 되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필요한 과정입니다. 저임금 노동력 공급이 중단되는 순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사업체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럼으로써 국가 전체 차원에서 보자면 산업고도화가, 개별 기업차원에서 보자면 혁신과 발전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성주가 다소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말씀하신 이주노동자 추방이 이루어진다면 셀 수 없이 많은 소규모 사업체들이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그로인해 발생하게 될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침체는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겁니까?”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세밀한 계획을 세워 단계적인 감축이 이루어져야겠지요.” 송우석은 계속해서 말했다. “지나치게 급작스러운 감축에는 저도 반대합니다. 이주노동력의 완전한 추방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는 이 의견에도 반대합니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특수한 전문 이주노동인력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최소 인력을 제외한 인원은 점진적으로 국내 노동력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렇게 해서 현재 6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의 수를 3분의 1이하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성주는 목이 타는 듯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생수병을 집어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그리곤 애써 침착한 태도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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