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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산 Nov 21. 2023

심리 상담 4주 차 후기

아빠에게 하고 싶은 말

상담 선생님 글씨가 노출됐는데 선생님 죄송합니다……

에휴……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을 쓰래서 의식의 흐름대로 써갔다. 선생님께서 몇 마디 해주셨는데 눈물이 났다. 그래서 또!!! 감정 조절법을 알려주셨다. 우선 내 눈물이 왜 나는지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거다. 그리고 그 감정 때문에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그때 감정을 치워버리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평소보다 더 빨리 가라앉힐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정말 효과가 있었다…… 난 개인적으로 정말 T 같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감정을 소화하는 법이었다니. 적어도 이거 배운 것 하나는 돈 안 아깝게 평생 써먹을 것 같다.


상담사님께서 숙제를 내주셨는데 주변인들에게 투정을 부려보라고 하셨다. 아직까지 못했다. 아니 여긴 한국인데 그런 얘길 어떻게 해. 해야 한다고 20분은 설득하신 것 같은데 나는 설득에 넘어가지 않았다. 나한테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굳이 손해 볼 얘기를 하고 싶지가 않다. 슬픈 일을 나누면 슬픈 사람이 둘이 된다. 그리고 다른 애들도 다 비슷하게 생각해서 혼자 말했다가는 갑분싸 된다.


그럼 상담사님은 나더러 평생 그렇게… 아무한테도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고 살 거냐고 하셨다. 그럼 진짜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울 거라고 하셨다. 그러게요…… 그래서 외로운 거 같네요…… 근데 세상 사람들 다 나만큼 외롭지 않나? 내가 특별히 외롭나? 그건 아닐 것 같은데…… 그냥 마냥 내 얘기 들어줄 사람이 어디서 나타나면 좋겠다. 그게 안 돼서 그렇지…… 왜 안 될까…… 대체 누구한테 무슨 얘기를 언제 해야 내 정신건강과 인간관계에 올바른 걸까……


중간에 아빠가 가졌으면 하는 덕목? 에 대해 적어보라고 하셔서 그것도 적었다. 이걸 다 충족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겠지만 아는 사람 중에(가까울수록 좋음) 이걸 충족하는 사람을 옆에 적어보라고 하셨다. 보다시피 결과는……

……이게 맞아? 경제적 안정 옆에 이재용이랑 좀 잘 사는 친구랑 공무원인 사촌 언니 적고 끝났다. 엄마한테 잘해주는 거랑 술, 담배, 도박 안 하는 거엔 나만 썼다. 근데 진짜로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


그니까 내 친구들 다 친절하고 다정한데…… 내가 가상의 아빠한테 원하는 만큼 친절하고 다정하진 않아. 미안. 얘들아. 나도 이거 쓰면서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진짜 쓸 사람이 없어. 차라리 원피스 캐릭터 중에 고르라면 고를 수도 있겠는데……(아닌가? 그것도 못 고를지도.) 그건 정말 안 되겠지. 막막하다…… 내가 이렇게 눈이 높은 사람이었나? 세상 사람들 모두는 내 눈을 맞춰줄 수 없나? 나는 그냥 AI개발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는 거야? 차라리 그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소식 또 하나. 서류 지원한 회사에서 떨어졌다. 우울하다. 떨어질 줄 알긴 했는데…… 그래…… 이걸 브런치에라도 말해서 다행인가? ……왜 서류 불합 한 번 했다고 기가 죽지. 그나마 가고 싶었던 회사라서 그런 것 같다. 버는 돈도 없는데 꾸준히 돈 쓸 일이 생겨서 슬프다. 사람은 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갈까…… 그리고 난 요새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을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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