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앞둔 대기업 과장 이야기

#3. 죽음이 가까워 온다는 것

by 행복한지니

작년 이맘때 즈음인가.


침대로 들어가는 어두운 공간을

부모님의 부재에 대한 불안이 가득 채웠던

몇 달 간이 있었다.


내가 벌써 마흔 언저리가 되었으니

부모님은 예순에서 일흔에 가까워지셨고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향해 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가장 맘껏 요구할

내 편이 없어진다는 건 공포스러웠다.




할 일은 철두철미 잘 하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차갑고 무심한 배우자와 함께 사니

감정이 점점 말라가는 것을 느끼는데


이런 마른 땅에 샘과 비가 되는 것은

딸아이와 엄마가 이 세상에 유일하기에


나 자신이 살기 위한

이기적인 공포심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

아흔을 넘겨서도 정정하셨던 할머니가

사소한 원인으로 허무하게 돌아가신 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아빠의 건강이 나쁜 것 같다 말하는

엄마의 심각한 표정에 정신을 차려야 했다.


자기 건강은 자기가 안다며

술담배의 영향을 부정하던 아빠는


통증으로 구르는 상태가 되어서야

폐암 진단을 수용했다.




기억이 있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빠의 술과 담배는 나를 흔들어 놓는다.


마음껏 슬퍼할수도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게 일상을 살 수도 없는


그런 날들이 기록되고 있는 요즘이다.


작년의 나는

왜 그렇게 불안했을지

그게 바로 하늘이 주는 신호였는지


조금은 나를 탓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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