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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Dec 14. 2023

은행원의 퇴근일지 24. 묻지 말자


때때로

이런 질문을 하시는

고객님들이 계신다.


"제가 2개월 남은 예금이 3%인데

지금 금리가 4%라면서요?

놔둘지, 해지하고 다시 할지

계산 좀 해주세요."


정말 차이가 명확하다면

계산해서 알려드리지만


차이가 불명확하거나

몇 천 원 정도의 차이라면

그냥 비슷하다고 말씀드린다.


그럼 다시 질문이 돌아온다.


"본인이라면

어떻게 하실거에요?"


음...


예전에 빠순이 시절,

나는 주황공주였는데 


신화 김동완이 이런 말을 했던 게

참으로 기억에 남고 좋았다.


"여러분,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덕분에 나는 고딩 시절

연예인 덕질을 끊고 공부했는데

지금도 그에게 고마운 부분이다.


비슷한 진리다.


은행원은 당신의 자산을

책임져 주지 않으며


그러할 의무도, 권한도, 유인도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


그래서 보통 나는


"제가 함부로 말씀드릴 수 없죠.

고객님께서 원하시는 쪽으로

업무를 해드릴게요."


라고 마무리 하는 편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가족의 돈도

함부로 조언할 수 없는데


남의 돈에 왈가왈부 했다간

어찌될지 두려운 세상이다.


요즘 ELT 사태로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어수선하다.


꼭 들어달라고 하셨던 분들도

권유자를 찾아내라고 하고


금감원 민원을 넣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나는 해당 ELT 판매 시기에

육아휴직을 들어가 있었고

한 좌도 판매하지 않았지만


동료들의 죄책감과

고객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은

모두 알 것도 같다.


결국 모두의 마음이 힘들지만

누구도 전부 책임은 질 순 없을 것이다.


원래 이렇다, 세상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그라니 내 돈에 대해

남에게 묻지 말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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