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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리별 Dec 13. 2023

은행원의 퇴근일지 23. 내성적인 은행원


내성적인 사람도

영업을 할 수 있을까?


맞다, 가능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면

못 할 것이 없다.


처음 은행에 입사했을 땐

권유가 그렇게 어려웠다.


고객님, 청약통장 안 필요...


아, 필요 없어요.


10년이 지난 지금은

권유 정도야 너무 자연스럽다.


고객님, 청약통장 왜 안만드세요?

2만 원만 넣고 기간 채워두시면

언제든 활용하실 수 있는

오신김에 만들어 드릴까요?


네? 네네.


사회적 성격이 생겼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향적인 본질이

변하진 않았기에


점심시간이 되면

나는 혼자만의 공간으로

잽싸게 도망쳐 버린다.


그렇게 근처 카페에서

말 없이 1시간을 있고서야

겨우 숨통이 트인다.



다른 직원들이 보면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일 수도.


절대 혼자서는

밥 못 먹는 사람도 있다는데


난 늘 혼자이길

자처하니 말이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이

영업을 이어가려면


혼자만 있는 시간을

둘 수 밖엔 없더라.


모든 내향인들의

영업을 응원하며


오늘도 혼자 카페에 앉아

브런치를 끼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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