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토니 에드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장르가 코미디다. 독일식 코미디_ 감이 잘 안 잡힌다.
첫 장면에서 아버지 빈프리트가 등장한다. 그는 혼자 살지만, 착불요금을 받으러 온 택배기사에게 마치 집에 다른 사람이 있는 척 1인 2역의 연기를 하며 택배기사를 당황시킨다. 그렇게 농담과 장난을 좋아하고 분장해서 사람들을 놀리는 게 취미라면 취미다. 인생은 유머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익살스러운 빈프리트에게는 멋진 커리어우먼 딸(이네스)이 있다. 그녀는 직장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온종일 업무에 시달린다.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다. 하루종일 긴장의 연속이며 언제나 바쁘다. 그런 그녀가 있는 곳으로 아버지가 한달간 휴가를 왔다.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아버지는 혹시 마지막으로 딸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바쁜 딸은 아버지를 챙겨드릴 시간이 없어서, 일하는 곳에 아버지를 데리고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후 아버지는 시도때도없이 딸이 일하는 곳으로 나타나 장난을 친다. 그것도 다른 사람인 것 처럼 분장을 하고서 말이다.
아버지 빈프리트는 가발을 쓰고 의치를 낀 채로 딸을 만나러 다닌다. 가상의 인물, 그의 이름은 바로 '토니 에드만'
아버지를 향한 딸의 태도는 늘 경직되어있고 어색하다. 딸은 더이상 아버지의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 가족보다도 사랑보다도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그녀 인생의 목표일까? 아버지는 묻는다. 인생을 즐기고 있느냐고, 행복하냐고...
그런 단어는 그녀에게 매우 낯설다. 행복? 즐거움? 여행? 모두가 사치다.
이 영화는 언뜻보면 코미디 장르로 보이지 않지만, 부분부분 유머스러운 요소들이 있다. 빵 터지지는 않지만 아주 소소하게_
아버지 빈프리트의 상식을 뛰어넘는 엉뚱한 행동을 보며 피식피식 웃음 짓게 된다. 때론 눈물이 차오르기도 한다.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 중년 여성의 집에 방문한다. 이 중년 여성의 집에서는 부활절 파티가 열리고 있다. 이해심 넓은 중년 여성은 가족들이 다 모인 파티에 불쑥 찾아온 빈프리트 부녀를 인사시키고 따뜻하게 맞아준다. 그것이 너무 고마워서, 아버지 빈프리트는 감사의 인사로 노래를 들려드리겠다고 말한다. 그리곤 딸에게 노래를 시킨다. 예전에 자주 불렀던 노래(Greatest love of all)를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부르라니... 딸은 당황했지만, 어느새 아버지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노래를 열창한다. 그런데 그 가사와 그녀의 표정이 절묘하게 어울리며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Greatest love of all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임을 난 믿어요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서
길을 이끌어 나가도록 해요
아이들 안에 내재해 있는
아름다움을 모두 꺼내어 주어야죠
아이들이 수월한 삶을 살도록
자부심을 심어 주세요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듣고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 봐요
우린 모두 영웅을 찾고 있어요
우러러볼 누군가가 필요한 거죠
나의 부족함을 채워줄 누군가를
나는 찾지 못했어요
(세상은) 외로운 곳이에요
그래서 내 자신에게 기대는 법을 배웠죠
난 절대 타인의 그늘에 들어가
살지는 않겠다고 오래 전 결심했어요
내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난 내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 살 거에요
내게서 그 무엇을 앗아가더라도
나의 존귀함만은 빼앗을 수 없어요
가장 커다란 사랑이 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랑을
나 자신에게서 발견했어요
가장 큰 사랑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죠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임을 난 믿어요
아이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서
길을 이끌어 나가도록 해요
아이들 안에 내재해 있는
아름다움을 모두 꺼내어 주어야죠
난 절대 타인의 그늘에 들어가
살지는 않겠다고 오래 전 결심했어요
내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난 내 자신이 믿는 바에 따라 살 거에요
내게서 그 무엇을 앗아가더라도
나의 존귀함만은 빼앗을 수 없어요
가장 커다란 사랑이 내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랑을
나 자신에게서 발견했어요
가장 큰 사랑을 얻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죠
그리고 혹시 당신이 꿈꾸어왔던
특별한 곳을 향해 나아가다가
외로운 곳에 닿게 될 지라도
사랑으로 힘을 얻도록 하세요
이 가사는 아버지가 딸에게 하고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사랑이라고
너도 다시 한 번 네 인생을 돌아보라고...
온종일 일에만 매달려 행복을 잊고 산 딸은 아버지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시 한 번 자기 삶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진한 포옹으로 굳어있던 부녀간의 사이도 조금씩 풀어지는 듯 한데...
마지막엔 자신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던 딸이, 갑작스레 누드 파티를 제안한다. 거추장스럽던 파티복을 다 벗어버리고는 오로지 누드인 상태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자신의 비서도, 회사 사장도, 그리고 직장 동료들도... 하나 둘 누드인 상태로 그녀의 집을 들어온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장면이다. 그런데 이 장면을 보면서 나도 속이 시원했다. 꾸며지지 않은 내 모습 자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여지껏 나는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일이기에 더더욱
영화를 보는 내내 아버지 생각이 나서 가슴이 아팠다. 모든 아버지들은 집에서 외톨이일 수밖에 없는 걸까? 가족 내에선 겉돌지만, 누구보다도 가족들을 사랑하는 존재가 바로 아버지다. 나도 어머니와 더 가깝게 지내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아버지 또한 나에게 그렇게 대해주신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독일식 코미디+휴먼드라마로 풀어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영화 '토니 에드만'. 상영관이 너무 적어서 아쉬운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