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더에러(Ader error)

브랜드의 '지금' 3편

by Anyfeel

But near missed things


브랜드 가치가 대중들에게 전해지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캠페인 광고, 디자인, 철학같은 법칙을 관철한 제품 등 여러 요소를 통해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 가운데에서 대중들이 브랜드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직관적, 반복적, 경험적 가치가 편리하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소개드릴 아더에러(Ader error)는 조금 다른 방법을 택했습니다.

직선적인 메시지 대신 비틀린 옷, 낯선 조형물, 불편한 웹사이트, 기묘한 타이포그래피로 대중들이 쉽게 접하기는 어려운 길을 제시합니다.


아더에러가 제시한 길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보는 시간.

브랜드의 '지금' 3편의 주인공은 아더에러(Ader error)입니다.


불편함으로 설계된 브랜드


아더에러는 2014년 서울에서 시작된 패션 브랜드입니다.

패션을 좋아하고 알아가는 분들에게 아더에러는 친숙할 수도 있겠습니다. 컨버스, 퓨마, 자라 등 다양한 유명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campaign_06.jpg 아더에러 x 컨버스 콜라보레이션 신발

하지만 이들은 단순한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아닙니다.

아더에러는 철저히 '세계관'을 설계하는 브랜드입니다.

패션 브랜드이나, 옷은 그 세계를 구성하는 일종의 오브젝트처럼 비춰집니다.

익숙한 것을 비틀고, 불편하게 만들며, 오히려 그것을 통해 ‘느낌’을 전달하는 시도가 엿보이는 대표적인 요소인 것이죠.


대표 슬로건인 "but near missed things"는 일부러 놓쳐버린 것, 약간 어긋난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옷의 절개선은 비정상적인 위치에 있고, 로고는 일부러 찌그러져 있으며,

제품 설명은 너무 짧거나 너무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불완전함’ 자체를 브랜드 언어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아더에러는 철학적으로 '기록'이라는 키워드를 핵심에 두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사물이나 감정, 시선 등을 패션이라는 매체에 담아내는 것입니다.

이 브랜드가 강조하는 것은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놓칠 수밖에 없는 과정 그 자체입니다.

브랜드는 일부러 모호한 이름, 해석되지 않는 텍스트, 어긋난 구조를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감각하고 해석하도록 유도합니다.


아더에러가 말하는 이미지


아더에러는 사진, 영상, 오브제, 공간 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브랜드의 무드를 말합니다.

이들이 만든 룩북은 패션 사진이라기보다 현대미술의 설치작품 같고, 팝업스토어는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 브랜드 실험실에 가깝습니다.


1.png 아더에러의 홈페이지_시그니처 상품은 스크롤하면 좌우로 움직인다.


브랜드 공식 웹사이트 역시 사용자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다.

정보를 일부러 감추거나,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설계해 방문자의 주의를 끌고 긴장감을 유지합니다.

UX에서조차 아더에러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경험하게’ 만듭니다.

브랜드의 시선을 체험하게 하는 이 설계는 매우 의도적이며, 마치 현대미술 전시를 보는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브랜드가 자주 활용하는 텍스트 이미지나 그래픽 모션 콘텐츠는 감정과 맥락을 ‘설명’하기보다는 ‘포착’합니다.

브랜드는 텍스트의 전달보다 그 배치, 속도, 리듬, 배경음 등으로 감각의 진폭을 설계합니다.

이처럼 아더에러는 전통적인 패션 브랜딩의 문법을 해체하고, 예술과 실험의 경계에서 새로운 언어를 시도합니다.


전 세계가 반응한 낯섦의 언어


아더에러는 한국에서 시작했지만, 이 낯섦과 불완전함의 미학에 전 세계 소비자들이 반응했습니다.

파리, 런던, 뉴욕 등지에서 전개된 컬래버레이션은 단순한 유통 확장이 아니라, 아더에러의 세계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번역하는 과정이었습니다.

메종키츠네, 푸마, 무지, 젠틀몬스터, 컨버스 등과의 협업은 브랜드 세계관이 패션을 넘어 문화와 디자인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554fn577932h16fxr006.jpg 아더에러 x 푸마 콜라보

그중에서도 푸마와의 협업은 브랜드 정체성 간의 긴장과 충돌을 통해 새로운 감각을 실현한 사례입니다.

푸마의 스포츠적 기능성과 아더에러의 조형적 미감을 접목하여, 단순한 로고 결합이 아닌 새로운 ‘하이브리드 감성’을 창조해냈다는 점에서 인상 깊습니다.


이는 곧 브랜드 메시지가 ‘언어’가 아니라 ‘미감’으로 전달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입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가 말하는 것을 읽지 않고, 느낍니다.

아더에러는 바로 그 ‘느낌’을 브랜딩의 중심에 둔 브랜드입니다.


지금까지의 브랜드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애썼습니다.

브랜드의 철학, 비전, 미션, 고객을 위한 가치 제안 등. 하지만 아더에러는 그런 설명을 생략합니다. 그 대신, 브랜드의 결을 스며들게 만듭니다.

브랜드의 웹사이트를 열고, 룩북을 보고, 제품을 착용하고, 포장을 열어보는 순간까지 일관된 정체성과 무드가 느껴진다면, 브랜드는 그 자체로 메시지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더에러는 바로 그 일관성으로 ‘낯선 감각’을 지속적으로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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